美국빈방문, 신중론 속 경제성과 기대감…반도체·IRA 유화 메시지 나올까

심언기 기자 2023. 4. 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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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역대급 경제사절단 이끌고 방미…첨단·과학기술산업 협력 방점
'한미동맹 70주년·對중국 공동전선' 미국의 '깜짝 선물' 기대감도
윤석열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 임박하면서 경제 분야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미국과 밀착 관계가 공고해지면서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및 투자유치 등에서 적지 않은 성과가 예상된다.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과 관련해선 양국 정상회담에서 핵심의제로는 채택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역대급 경제사절단의 민간 교류를 매개로 예상 외의 깜짝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빈방문 성과 극대화를 위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한국 정상의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며,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지난해 12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후 두 번째다.

이번 국빈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5대그룹 총수와 6개 경제단체장이 동행하고, 투자신고식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이 예정돼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이창양 장관을 비롯해 실·국·과장 등 실무진 10여 명이 순방 수행원으로 동행한다.

이번 국빈방문은 한미 동맹관계 공고화에 관한 양국 정상의 발표 수위와 더불어 경제 분야 협력에 관한 성과 평가에 성패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은 노골적 중국 견제와 자국우선주의 정책 기조가 뚜렷하다. 자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에게는 지원금·보조금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반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 특히 중국산 원자재·부품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선 불이익을 주거나 반입을 차단하는 강력한 억지책을 쓰고 있다.

이같은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우리나라 수출의 1, 2위를 차지하는 반도체 및 배터리를 사용하는 자동차 분야는 적지 않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대한 유예기간 연장 또는 예외조치 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핵심 의제로 채택될 가능성은 현재까지는 낮은 상황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 19일 미국의 반도체법 및 IRA 가드레일 조항과 관련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건에 대해 얘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큰 틀에서 포괄적 협력 방안에 대해 정상께서 필요하시다면 그런 논의는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국회 산중위 야당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의 불안정성을 해소하지 못하면 국빈방문은 사실상 실패로 봐야 한다"며 "IRA 가드레일 조항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간을 매개로 첨단산업 공급망 확대 및 과학기술 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 이슈도 상당한 무게감을 갖고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22명의 역대급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가운데 투자 신고식을 비롯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등 잇단 경제산업계 교류 이벤트는 양국 민관 관계자들 간 폭넓은 교감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통령실이 국빈방문의 경제외교 분야 성격을 첨단산업과 미래 과학기술 산업 협력에 방점을 찍으면서 예상 외 깜짝 성과를 점치는 이들도 있다. 중국 배제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달된 만큼 바짝 조인 고삐를 다소 느슨하게 풀며 한국기업들의 공급망 불안감을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준의 유화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또한 동맹국인 우리나라를 대중국 전선에 포섭하는 당근책의 일환으로 미국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과학기술 산업 분야의 대대적 투자와 협력, 인적교류 등의 통큰 약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수석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여러 가지로, 한미동맹이 강화하는 과정에서 양 정상 간에 서로 이해와 협력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것들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게 피해가 크지 않은 방향으로 운영이 되어 왔다"고 미국발 공급망 이슈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순방 일정 중 양국 기업, 기관 간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 십여 건의 MOU(업무협약) 체결이 추진 중"이라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대통령과 함께 경제 중심의 정상외교를 현장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산업부는 국빈방문 경제성과 극대화를 위해 첨단산업정책관을 중심으로 반도체과, 배터리전기전자과, 바이오융합과 등 관련 실무진들이 밤잠을 줄여가며 순방 준비에 매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양 장관은 각 이슈별로 수시로 관련 실·국·과장들을 불러 숙의를 거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종 단계까지 순방단 명단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사절단 및 외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토대로 이번 국빈방문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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