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빚투' 과열주의보…투자경고·위험 종목 급증

송은경 2023. 4. 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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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해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코스닥 종목이 많이 늘어나는 등 코스닥시장 과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이 레버리지(차입) 투자인 점을 감안하면 수급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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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코스닥 순매수액 절반이 신용융자…"청산시 후폭풍"
주식 열풍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이달 들어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해 시장경보 조치를 받은 코스닥 종목이 많이 늘어나는 등 코스닥시장 과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절반가량이 레버리지(차입) 투자인 점을 감안하면 수급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4월 코스닥 투자경고 종목 지정 24건…전달 대비 60% 증가

23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시장경보 제도상 투자 경고 종목 지정은 53건(48종목) 발생했다.

시장경보 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올해 투자 경고 종목 지정 건수 중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발생한 건은 24건으로, 전달(15건)과 비교해 60% 늘었다. 지난 1월(5건), 2월(9건)은 물론, 지난해 4월 한 달간(9건)과 비교해봐도 약 3∼5배 급증한 수치다.

시장경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투자위험 종목 지정은 올해 4건(3종목) 중 3건이 4월에 발생했다.

다만 3월에 투자위험 종목에 지정된 자이글의 지정일이 3월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올해 투자위험 종목 지정 4건은 모두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셈이다.

자이글(3월 30일), 알에프세미(4월12일·4월21일), 이브이첨단소재(4월14일) 등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모두 시장에서 2차전지 테마주로 받아들여지며 주가가 폭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3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주가 상승률을 보면 자이글은 383.5% 올랐고, 알에프세미는 627.3%, 이브이첨단소재는 453.0% 상승했다.

본래 영위하던 사업이 2차전지와 큰 연관이 없던 이들 기업은 최근 2차전지와 핵심 소재 리튬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코스닥 최고치 경신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개인 코스닥 순매수 절반이 '빚투'…증시 하락 뇌관 우려

연초 이후 코스닥 강세장을 주도한 건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개인의 코스닥시장 누적 순매수액은 6조1천278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기타법인은 모두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보였다. 기관의 순매도액은 3조7천911억원으로 가장 컸고, 기타법인도 1조4천41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역시 9천393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인의 코스닥시장 누적 순매수액 가운데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비중은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분은 2조7천8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말 7조7천609억원이던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꾸준히 늘어 3월 말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액을 넘어섰고, 이달 10일엔 10조원선도 돌파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개인투자자의 코스닥시장 순매수액은 각각 16조3천억원, 10조9천억원이었으나 신용융자 증가액은 순매수대금의 27%, 12.8%에 불과했다"며 "신용융자가 늘긴 했어도 예탁금 증가가 동반된 현금매수가 훨씬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처럼 신용융자 증가액이 개인 순매수대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단기 레버리지 베팅이 코스닥시장 강세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갑작스럽게 신용융자가 청산되는 상황이 오면 후폭풍이 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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