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관중과 세리머니' 멀티골 천성훈, "무고사 보며 해보고 싶었어요"

박지원 기자 2023. 4. 23.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인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두 번째 세리머니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2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에서 수원FC와 2-2로 비겼다.

당초 인천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올 시즌 내내 에르난데스를 폴스 나인으로 주로 기용했다. 무고사가 이적한 후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대한 갈증이 존재했고, 마땅한 자원이 없어 윙어 에르난데스를 해당 자리에 메워야 했다. 에르난데스가 좋은 활약을 펼쳐줘서 다행이었지만, 슬슬 파훼법이 나오면서 고민이 크던 찰나였다.

이때 등장한 이가 천성훈이었다. 천성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으로 복귀했다. 유스를 모두 거쳤으며 지난 2019년 아우크스부르크(독일)로 이적했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190cm의 압도적인 제공권을 보유한 그는 지난 강원FC전(7라운드)부터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고,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천성훈은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점 1점을 안겼다. 전반 19분, 중원에서 윤빛가람이 트래핑 실수를 저질렀고 에르난데스가 곧바로 스루 패스를 넣었다. 이를 천성훈이 침투한 뒤 로빙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계속해서 후반 15분, 신진호가 좌측면으로 길게 벌려줬고 민경현이 크로스로 연결했다. 천성훈이 문전에서 높은 타점의 헤더 슈팅을 날렸고 공은 파 포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멀티골을 통해 침투, 헤더, 마무리 능력을 모두 볼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천성훈이 수훈 선수로 선정됐다.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천성훈은 "오늘 경기에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이기면 기뻤을 텐데 비겨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본인의 장점을 묻자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득점할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움직이고자 했다. 비디오를 보면서 준비했고, 크로스가 맞게 와서 득점할 수 있었다"라고 답변했고, 첫 번째 득점에 있어 라인을 깬 플레이에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약속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에르난데스가 잡았을 때 충분히 찔러줄 능력이 있는 선수라 생각하고 뛰었다. 골키퍼가 나오게 애매하게 줘서 득점까지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천성훈은 두 번째 득점 후 관중석으로 뛰어들었다. 이에 "독일에 있을 때 인천 경기를 봤다. 극적인 승리를 할 때 보면 관중석에 뛰어드는 무고사, 에르난데스를 보며 해보고 싶었고 해봐서 좋았다. (직접 해보니) 정신이 없었다. 광고판을 넘어갈 때 조심스럽게 넘어갔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팬들께서) 제 이름만 소리 질러주신 것 같다. '천성훈 멋있다'가 들렸던 것 같다"라고 세리머니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멀티골 주인공' 천성훈을 향한 인천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팬들의 응원 소리가 크게 들리고 가슴에 와닿았다. 힘든 상황에서도 응원 소리를 듣고 뛰었던 것 같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천성훈은 해트트릭을 위해 그라운드를 열심히 누볐지만, 후반 32분 교체 아웃되며 다음 기회를 노려야 했다. 이에 "공격수로서 당연히 2골을 넣고 있으면 해트트릭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슈팅을 계속 시도했는데, 보완할 점을 찾은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교체 당시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천성훈은 "가장 먼저 감사했고 기쁜 하루였다. 일단 시즌 초반이고 (오늘)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벤치로 가서 앞으로 더 나은 경기력과 득점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알렸다.

기다림의 결과였다. 동계훈련부터 묵묵하게 땀을 흘린 그였고, 본인에게 온 기회를 잡아냈다. "선발로 나가거나 18인 명단에 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실 독일 때도 많은 기다림이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 예상한 부분이어서 크게 실망하지 않고 묵묵히 준비했다. 그 와중에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천성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후보 중 한 명이다. 지난 3월 카타르 원정 참가 명단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99년생 이하 모든 선수가 꿈꾸는 자리인 것 같다. 당연히 아시안게임에 가면 좋겠지만, 저희 팀 바로 앞에 경기들이 중요하다. 이 경기들을 잘한다면 좋은 기회가 뒤따라올 거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