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옵션도 '구독경제'…"엉따도 매달 결제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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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왜 열선시트가 안 켜지지? 고장은 아닌 것 같은데아차, 구독 기간이 끝났구나."
대부분 차량에 열선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된 지금은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차량 옵션에 '구독경제'가 속속 들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상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 A씨는 옵션 구독 서비스에 대해 "내가 쓰지도 않을 옵션이 다 포함된 차량을 구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 돈이 아까울 것 같다"며 "매달 돈을 내야 탑재된 옵션을 쓸 수 있는 것도 별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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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에 옵션 구독제 첫 도입 계획…"소비자 선택권 확대"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이상하다. 왜 열선시트가 안 켜지지? 고장은 아닌 것 같은데…아차, 구독 기간이 끝났구나."
대부분 차량에 열선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된 지금은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차량 옵션에 '구독경제'가 속속 들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상상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 옵션 구독제란 소비자들이 원하는 옵션을 1년이나 월 단위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차량 구입 시 옵션을 영구 구매해야 하는 현 시스템과는 달리, 해당 옵션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언제든 구독을 중지하기만 하면 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는 이런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서비스를 월 199달러(약 28만원)에 사용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를 내놨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플래그십 전기 세단 EQS의 후륜조향장치 기능을 이미 구독 서비스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올해 차세대 반자율주행 시스템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제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글로벌 시장의 추세와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옵션이 이미 탑재된 차량을 구매하는 데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매달 추가로 돈을 더 내야 하는 구독 서비스에 반감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BMW는 홈페이지에 열선시트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BMW는 열선시트 기능 월 2만4000원, 앞좌석 및 운전대 온열 기능 월 1만3000원 등 구체적인 가격도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BMW코리아 측은 본사에서 발표한 내용이 국내 홈페이지에도 게재된 것이라며 국내시장 적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원하지 않는 옵션이 탑재된 차량을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옵션 구독 서비스를 위해선 모든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풀옵션' 차량이 필요한데, 이럴 경우 차량 단가는 단가대로 높아지고, 일부 옵션을 위해 매달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 A씨는 옵션 구독 서비스에 대해 "내가 쓰지도 않을 옵션이 다 포함된 차량을 구매해야 하는 것 아니냐. 돈이 아까울 것 같다"며 "매달 돈을 내야 탑재된 옵션을 쓸 수 있는 것도 별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옵션 구독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차량 생산단가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은 각기 다른 옵션이 적용되는 트림별로 차량을 나눠 생산하는데, 모든 기능이 작동되는 모델로 통합 생산한다면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생산단가도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는 또 막상 써보니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옵션은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구독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권 확대'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다만 열선시트와 열선 들 등 국내 소비자들이 필수로 여기는 일부 옵션들은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곧 현대차그룹이 차량 옵션 구독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기아(000270)는 오는 5월 출시되는 EV9에 '옵션 구독제'를 공식 도입한다. EV9에 구독제로 제공되는 옵션은 원격 주차보조 기능과 디지털 라이트닝 그릴 조명 패턴 추가·스트리밍 플러스 등이다. 모두 부수적인 옵션들로, 열선시트와 열선핸들 등과 같이 대중적인 옵션은 제외됐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에도 폭넓은 옵션 구독형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dahye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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