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 만난 가족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해외입양인 위로한 '대동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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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일부에게 이번 공연은 (아직 만나지 못한) 친가족과 연결되는 가장 가까운 만남이에요."
해외 입양인 린 스타란스키(한국명 유정란·35·여)씨는 2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 '해외입양 70주년 대동아트페스티벌-대동굿마더랜드(Motherland)'를 주제로 한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공연에 앞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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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입양인과 함께 아리랑 공연도…"위로받을 수 있어 감사"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우리 중 일부에게 이번 공연은 (아직 만나지 못한) 친가족과 연결되는 가장 가까운 만남이에요."
해외 입양인 린 스타란스키(한국명 유정란·35·여)씨는 2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 '해외입양 70주년 대동아트페스티벌-대동굿마더랜드(Motherland)'를 주제로 한 '서해안배연신굿 및 대동굿' 공연에 앞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해안배연신굿·대동굿은 서해안지역에서 해상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며 마을의 안녕을 위해 행하는 마을굿이다. 그러나 이날 공연은 아직 친가족을 찾지 못한 세계 각국의 해외 입양인들에게 굿을 통해 조상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그들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서해안 배연신굿 이외에도 공연에는 온산별신제, 신안씻김굿, 한양굿 등을 전수한 국가무형문화재들이 출연해 해외 입양인들을 위로했다.
해외입양인들과함께하는문화예술협회(KADU·대표 박찬호)가 지난 1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진행되는 'KADU 대동예술제' 일정 중 하나인 '해외입양 예술가 작품전시회'에 작품을 낸 11개국 28명의 해외입양인과 그 가족들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이들은 3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생소한 문화에 낯설어하면서도 연신 박수를 보내며 미소로 화답했다.
유정란씨도 '해외입양 예술가 작품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 입양인이다.
유씨는 "일부 입양인들에게 이번 행사는 모국을 방문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중 하나"라며 "옛 속담에 '항상 양손을 무겁게 집에 가지고 가라'는 말이 있는데 이번 공연을 포함한 대동예술제는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많은 것들을 되새기게 하는 예술 작품을 나누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어 참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작품을 전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로해주는 한국의 전통 예술공연을 보여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해외 입양인과 함께 아리랑 공연…"위로받을 수 있어 감사"
이날 공연에는 해외입양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무대도 준비됐다.
공연 1부에서는 무형문화재 예술가가 해외입양인과 함께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 시절 스웨덴으로 입양된 루이스는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면서도 장구, 꽹과리 등 전통 악기 반주에 맞춰 아리랑 노래를 유창하게 불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관객들은 작은 모형 초를 들고 박수를 치며 함께 따라 불렀다.
노래를 마친 루이스는 "작년 한국에 돌아와 해외입양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아리랑을 함께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뿐이지만 모국인 한국에서 위로 받는 느낌을 받았다.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동굿 공연에서는 해외 입양인 2명이 함께 무대에 차려진 제사상 위 초에 불을 붙이며 공연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박찬호 KADU 대표는 "해외 입양이라는 한국 근대사의 아픈 역사 속 모국과 분리된 해외 입양인들은 끊임없이 모국과의 교집합을 모색하지만 언어와 문화라는 인지적인 장벽은 두껍고 무겁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연을 통해 해외입양인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적 정체성을 이해하며 문화적 뿌리와 연결성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늘 준비한 공연인 대동굿은 한국인만의 상생과 해원의 축제이자 제사"라며 "해외입양인들이 함께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위로와 공감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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