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닮은 에드워드 호퍼와 원계홍…화폭에 담긴 도시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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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가기 좋은 계절 봄, 도시의 고독을 나지막하게 풀어낸 미국인과 한국인 화가의 각 개인전이 서울시립미술관과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개인전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가 오는 8월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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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그 너머_원계홍 탄생 100주년 기념'展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술관 가기 좋은 계절 봄, 도시의 고독을 나지막하게 풀어낸 미국인과 한국인 화가의 각 개인전이 서울시립미술관과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관과 미술관 간 도보 이동 시간은 넉넉잡아 30분, 오가는 길이 고즈넉해 지루하지 않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개인전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가 오는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명은 호퍼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뉴잉글랜드 지역, 케이프코드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가 독자적인 예술을 성숙시켜 가는 여정, 나아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호퍼를 만나는 순간을 상징한다.
전시는 2층에서 시작해 3층, 1층으로 이어지며 65년에 이르는 호퍼의 화업을 총망라한다.
'에드워드 호퍼'를 시작으로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케이프코드 △조세핀 호퍼(아내) △호퍼의 삶과 업 등 7개 구역으로 나눠 보여지는 전시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 등 우리에게 유명한 몇몇 작품이 빠졌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 건 그림이나 '철길의 석양', '오전 7시' '황혼의 집', '밤의 창문' 등 그림 160여점과 자료 110여점 등 총 270여 작품들로 호퍼가 어떤 예술가였고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성곡미술관에서는 오는 5월21일까지 원계홍 작가의 유작전 '그 너머_원계홍(元桂泓, 1923~1980)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수집가인 윤영주 우드앤브릭 회장과 김태섭 전 장신대 학장의 원계홍 소장품으로 이뤄지는 전시이다.
원계홍은 1940년대 초 일본 동경으로 건너가 일본중앙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경제학보다 미술에 관심이 생기면서 이노쿠마 겐이치로(Inokuma Genichiro)가 운영하는 사설 미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1944년 귀국해 일본에서 공부한 인상주의 미술이론을 스스로 심화시키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일구기 위한 작업에 몰입했다.
원계홍은 주로 1970년대 서울의 뒷골목을 그렸는데, 그 어떤 그림에서도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또 화면의 구성이 호퍼만큼 대담하다. 이런 이유로 그의 그림에서도 도심의 적막감과 쓸쓸함이 느껴진다. 원계홍의 1979년작 '수색역'은 이런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원계홍은 1978년, 55세가 되어서야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듬해 공간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1980년에 제3회 중앙미술대전에 초대작가로 작품을 출품해 전시하는 등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같은해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57세였다.
지난 20일 미술관을 방문한 80대 노신사 세 명은 원계홍의 그림을 보며 "그래 그때 서울이 이랬어, 지금은 다 사라졌을 거야. 재개발이 되었겠지"라며 추억에 젖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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