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면 리틀 이대호"…50억 유격수의 걱정과 믿음, '롯데 미래'는 살아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역할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
한동희는 22일 NC 다이노스전에 종료된 시점 16경기에 출전해 9안타 2홈런 8타점 타율 0.161 OPS 0.548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64명 가운데 63위에 해당된다. 지난해 절정의 타격감을 바탕으로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했던 4월 24경기에서 38안타 22타점 16득점 타율 0.427의 모습과는 분명 상반되는 모습.
올해 내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한동희는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0안타 2홈런 8타점 5득점 타율 0.370 OPS 1.136으로 타격감이 매우 뜨거웠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4번 타자로 출전해 7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이후부터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FA(자유선수계약)을 통해 롯데와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맺은 노진혁은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이적 첫 아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으로 '원맨쇼' 활약을 펼친 후 '막걸리를 뿌린 후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취재진의 말에 "(한)동희한테 막걸리 좀 뿌리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노진혁은 한동희와 달리 시범경기 내내 부진하더니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좀처럼 감을 찾지 못했다. 개막 후 4경기째가 종료된 후 타율은 0.071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진혁의 부모님이 사직구장을 돌며 막걸리를 뿌린 이후 타격감이 조금씩 살아나더니 2할 중반까지 타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아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닿았던 것이다.
노진혁은 "동희만 맞으면 우리가 조금 더 잘 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 동희가 살아나야 롯데가 더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케어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록 한동희와 같은 유니폼을 입은 시간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장차 롯데의 중심 타선을 이끌어야 할 후배가 타격 부진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는 모습이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노진혁은 "동희의 락커가 내 옆자리에 있는데, 항상 약한 소리를 많이 하더라. 그것부터 강하게 만들고 싶다. 보통은 '정신 차려라'라고 한다"고 웃으며 "하지만 동희도 몇 년 동안 해온 선수다. 지금 못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다. 더 자신 있게 믿고 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노진혁은 "아마 (이)대호 형이 은퇴하고 '리틀 이대호'라고 불렸을 때 그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보인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 선수도 아니다. 나는 가지 않지만, 실내에서 타격 훈련도 하고 뭔가 찾아보려고 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배울 점이 있는 후배"라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정규시즌이 개막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50억 유격수'는 한동희가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어려움을 이겨내다 보면 진짜 리틀 이대호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내가 선배니까 옆에서 많이 다독여주고 조금 더 이끌어주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가야 할 길은 멀다. 하지만 한동희는 지난 20일 KIA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리더니 21~22일 각각 안타 1개씩을 보태는 등 타격감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5안타를 치더라도 이튿날 무안타로 허덕일 수 있는 것이 타격. 갑작스럽게 감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것. 한동희가 FA를 통해 한솥밥을 먹게 된 선배의 확신처럼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노진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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