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한잔하면 풀릴 줄 알았는데" 비극으로 끝난 층간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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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19일 토요일, 평화로운 주말을 기대했던 A씨(32)는 층간 소음을 참다 못해 윗집을 찾아갔다.
얼마가지 못해 A씨는 B씨를 도로변에 내려놓고 무차별 폭행했다.
A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는 A씨에 대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인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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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 남성 숨지고, 아랫집 남성 징역 1년 6월 선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지난해 11월19일 토요일, 평화로운 주말을 기대했던 A씨(32)는 층간 소음을 참다 못해 윗집을 찾아갔다. 윗집과는 2년 전부터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어 오던 터였다. 문을 연 윗집 거주자 B씨(50대)는 항의하는 A씨에게 "들어와 술 한 잔 하자"고 권유했다. A씨는 망설이다 B씨의 집으로 들어갔다.
둘은 함께 술을 마셨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서로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1시간 넘게 술을 마신 B씨는 "2차를 가자"며 A씨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술에 취한 B씨는 길에 드러눕는 등 몸을 가누지 못했다. 10분 가량 실랑이를 하며 거리를 배회하던 이들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20일 오전 1시36분께 충남 아산의 한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B씨가 A씨의 뺨을 때렸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화가 난 A씨도 주먹을 휘둘렀다. 씨름 선수 출신인 A씨가 휘두른 주먹에 B씨는 휘청였다.
정신을 차린 A씨는 B씨를 등에 업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가지 못해 A씨는 B씨를 도로변에 내려놓고 무차별 폭행했다. 5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주먹과 무릎, 발로 160회나 때렸다. 폭행 장면은 인근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갈등이 해소될 것 같던 한밤 회동은 4시간여 만에 파국으로 끝났다.
A씨는 법정에서 B씨의 평소 지병을 근거로 폭행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160차례 구타한 범행이 잔혹하고 범의가 살인에 가깝다며 징역 15년형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는 A씨에 대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인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고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피해자로부터 사건이 시작됐고, 사망이라는 결과에 피해자의 체질적 요인도 작용한 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종합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인과 검찰이 모두 항소하면서 법정 다툼을 이어가게 됐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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