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캘리포니아는?...이민 1세대 작가의 시선
[앵커]
올해는 한인들의 첫 공식 해외 이주인 미주 이민 120년이 되는 해입니다.
120주년을 맞아 미국 LA에서는 한인 이민 1세대 전낙청 작가를 소개하고 문학적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우리 말로 써내려간 초기 이민 역사와 당대 한인들의 생활상을 김은경 리포터가 되짚어 봤습니다.
[기자]
"요코하마 은행 사장의 아들이 팔리 하이 스쿨로부터 옮겨왔으니… 미를 탐하는 여자의 눈에 들기 쉬운 아이라. 그러나 푸른 눈의 여학생들이 쳐다나 볼까?"
"그중 젠 숙이라는 여자가 친근히 상종하니… 모든 여자들이 젠에게 별명 붙이기를 '도쿄'라 하나 젠은 거리낌 없이 해리와 상종하니라."
한인 이민 1세대 전낙청 작가가 1920년대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쓴 한글 단편 소설 '오월화'입니다.
전낙청 작가는 1907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1930년대까지 만 페이지 넘는 장·단편 소설과 산문 등을 순우리말로 남겼습니다.
특히 띄어쓰기 없이 세로로 써 내려간 장편소설은 한국 고전문학의 맥을 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낙청 작가의 주요 작품을 담은 선집 발간 기념행사가 LA 한국문화원에서 열렸습니다.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민 1세대 한인 작가를 소개하고 한글 문학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이 자리에는 전낙청 작가 발굴 작업을 이어온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진도 함께했습니다.
[박선영 /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동아시아학과 교수 : 1세대 한인들이 남긴 기록은,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가 없어요. 한글로 남긴 사람은 없어요. (전낙청 작가는) 고전문학의 전통과 맞닿아 있는 작품들을 남겼기 때문에 제가 국문학을 전공하고 미국에 와서 한국문학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희귀하고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해서 발굴했습니다.]
[노지영 / LA 한국문화원 : 전낙청 선생이 쓰신 작품들을 보면 그 시대의 이민자로서의, 한인 이민자로서의 생활이나 문학적 가치가 많이 있기 때문에 저희 행사를 통해서 많은 한인 이민 사회에서 재조명이 되길 바라고자 해서 행사 주최하게 됐습니다.]
역사책이 아니라 이민 선조의 필체로 접하는 1920~30년대 한인 생활상에 동포들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장효정 / 재미시인협회 회원 : 저렇게 많이 쓰시고 저런 분이라는 건 미처 몰랐어요. 오늘 와서 좋은 거 배운 것 같아요.]
[정경한 / 미국 LA : 이민 역사가 문학적으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문금숙 / 미국 LA : 자랑스러워요. 이렇게 오래된 분이 계시다는 걸 몰랐고 이런 분이 있다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이제는 미국 대형 서점이면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게 된 전낙청 작가의 한글 문학.
동포사회는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은 올해, 더 많은 한인 작가를 발굴해내고 한국 작가들과의 교류 행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미국 LA에서 YTN 월드 김은경입니다.
YTN 김은경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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