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말고…中이 장악한 또다른 산업, 태양광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3. 4. 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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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로이터=뉴스1

'중국산(Made in China)' 제품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건 싸구려, 짝퉁 등 부정적인 이미지다. 그런데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메이드인 차이나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 중국 정부에서 수출입을 총괄하는 리싱치엔 상무부 대외무역국장이 지난해 '전(電), 광(光), 리(리튬·Li)' 3가지 품목이 중국의 첨단기술과 고부가가치를 대표하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부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전광리'는 전기차, 태양광 제품, 리튬 배터리를 뜻한다. 마늘, 고춧가루를 수출하던 중국의 수출 품목이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12억달러를 수출한 중국 태양광 산업
막대 그래프 하단부터 모듈, 셀, 웨이퍼를 의미/자료=중국태양광산업협회
중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제품(웨이퍼, 셀, 모듈) 수출금액은 사상 최고치인 512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0.3% 급증한 수치다. 이중 웨이퍼 수출금액이 50억7400만달러, 셀(태양전지) 수출금액이 38억1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모듈 수출금액은 전체 수출금액의 80%가 넘는 423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로 이어진다. 첫 단계는 규소(Si)를 정제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만든다. 둘째 단계는 폴리실리콘을 재료로 원기둥 모양의 결정(잉곳)을 만든 후 얇게 절단해서 웨이퍼를 만든다. 셋째 단계는 웨이퍼를 가지고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셀(태양전지)을 만든다. 마지막 단계로 셀을 여러 장 모아서 판 형태로 만든 게 태양광 모듈이다.

태양광 밸류체인/사진=충청북도청 홈페이지 캡쳐

중국은 12년 연속 폴리실리콘 생산 세계 1위, 16년 연속 태양광 모듈 생산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태양광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산업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중국의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전년 대비 63.4% 증가한 82만7000톤, 웨이퍼 생산량은 57.5% 늘어난 357GW를 기록했다. 지난해 셀 생산량은 전년 대비 60.7% 많은 318GW, 모듈 생산량은 58.8% 증가한 288.7GW다. 1GW(기가와트)는 약 1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지난해 중국 태양광 산업의 전체 생산금액은 1조4000억위안(266조원)을 넘어섰다.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의 80~90%를 차지하는 중국
전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살펴보자. 지난 3월 23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태양광 발전: 중국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는 유럽'(Solar power: Europe attempts to get out of China's shadow)이라는 기사에서 중국의 세계 태양광산업 점유율을 분석했다.

태양광 산업 가치사슬의 매 단계마다 중국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88.2%, 웨이퍼의 97.2%, 셀(태양전지)의 85.9% 및 모듈의 78.7%를 차지했다. 소재 및 원재료 공급을 포함한 업스트림(폴리실리콘, 웨이퍼)뿐 아니라 미드스트림(태양전지, 모듈 생산)까지 중국이 전체 공급사슬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생산량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 누적 설치량도 수년 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태양광 발전의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59.3% 증가한 87GW로 화력, 원자력을 제치고 발전 용량이 가장 많이 증설됐다. 중국태양광산업협회는 올해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량이 280~330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이 그 3분의 1이 넘는 95~120GW를 설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태양광 발전에서 앞서가게 된 계기는 유럽 등 다른 지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한 사이, 태양광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국은 유럽의 10배가 넘는 500억달러를 태양광산업에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영 경제참고보는 지난 10년간 중국 태양광산업의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태양광 발전 비용이 8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원가 경쟁력은 셀(태양전지)의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는데, 폴리실리콘 제조 원가 중 전기료 비중이 약 35%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중국 태양광 업체는 풍부한 풍력과 태양광 자원 때문에 전력비용이 싼 신장 위구르 지역을 주요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 비중은 50%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이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계속 문제 삼으며 중국 태양광산업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신장산(産) 제품은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걸 별도로 증명해야 미국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 4대 태양광 업체
마지막으로 중국 태양광 업체도 살펴보자. 중국 태양광업체들은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태양전지), 모듈 등 가치사슬 전 단계에 걸쳐 태양광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먼저 중국 최대 폴리실리콘 업체인 통웨이(Tongwei)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1804억위안(약 34조2800억원)이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1021억위안(약 19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314억위안(약 6조원)을 기록했다.

두 번째는 세계 최대 웨이퍼·모듈 제조업체인 롱지솔라(LONGi)다. 롱지솔라는 중국 태양광업체 시가총액 1위로서 시가총액이 무려 2976억위안(약 56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870억위안(약 16조5300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위안(약 2조4100억원)이다.

롱지솔라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태양광 1위 업체다. 2021년 말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할 때는 시가총액이 우리 돈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회사는 지난해 HJT 실리콘 태양광 전지에 대해 26.81%의 전환효율(빛을 받아 전기로 바꾸는 효율)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모듈 제조업체인 제이에이솔라(JA Solar)와 진코솔라(Jinko Solar)도 시가총액이 각각 1370억위안(약 26조원), 1327억위안(약 25조2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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