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길 알려줄 가족 없었다" 무면허 음주운전 선처한 법원

면허취소 1개월만에 또…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3년
“부모 누구인지도 모른 채 보호시설 전전, 준법의식 미약"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면허 취소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결국 실형을 선고받은 20대에게 항소심 법원이 관대한 판결을 내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나경선)는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자동차손배보장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1)에게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0일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음에도 약 1개월 뒤인 6월 11일 또다시 만취해 운전대를 잡고 약 7㎞를 주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번의 음주운전 모두 면허 취소수준을 훌쩍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4% 이상의 만취상태였다. 당시 A씨가 운전한 차량은 자동차의무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에도 음주 상태로 미보험 차량을 몰다 단속에 걸린 기록이 있었다.

결국 법정에 선 A씨에게 1심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에도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등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항소 취지를 살핀 2심 재판부는 “선처할 마지막 기회”라며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보호시설을 전전하며 자라 준법의식이 미약하고 교통법규에 대한 경각심이 특히 부족해 보인다”며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보살펴 줄 가족 등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난의 화살을 피고인에게만 돌리는 것도 온당치 않아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부디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면서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