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연습생'으로 들어와 20년간 K리그 누벼…'레전드' 김광석이 남긴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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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철인 김광석이 은퇴한다.
"20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싸운 김광석입니다. 변변치 않은 선수를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수들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3번을 단 선수에게 좋은 기억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김광석은 스스로 그 오랜 세월을 싸워 승리했고 전장이었던 피치를 뒤로 하고 떠난다.
김광석이기에 울림이 있는 은퇴식, 그였기에 울림이 있는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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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K리그의 철인 김광석이 은퇴한다. 떠나는 그는 후배들을 향해 "다치지 말라"라는 짧고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22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수원 FC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8분 천성훈이 찍어찬 칩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인천은 후반 11분 라스에게 실점했으나, 후반 14분 다시 천성훈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수원 FC는 후반 41분 윤빛가람이 재동점골에 성공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킥오프 2시간 전, 오후 5시 김광석의 기자회견이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기자회견실에서 열렸다.
김광석은 이번 시즌부터 선수로서 경력을 마감하고 인천 스카우터로 일한다. 20시즌, 451경기를 뒤로 하고 제2의 인생 서막을 열었다. 인천이 은퇴를 결심한 그에게 직책을 제안했고 그는 고민 끝 승낙했다. 전달수 인천 대표이사와 조성환 감독의 조언이 작용했다.
그가 남긴 기록은 K리그 최다 출전 9위에 해당한다. 자기 관리의 아이콘이었다. 오래 경력을 이어가고 싶은 후배들에게 남길 조언을 묻자 "안 다쳤으면 좋겠다. 그게 롱런하는 길이다. '무얼 먹어라', '무얼 하라'는 조언보다 성실한 사람이 빛을 본다. 안 다치는 사람이 언젠가 기회를 잡는다"라고 말했다.
김광석은 2002년 포항 스틸러스에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17세라는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했고 간절하게 기회를 잡고자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각 시즌 10~20경기대였던 출전 횟수는 2011년 34경기로 훌쩍 뛰었다. 그에게 전성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요즘 내가 들어왔으면 1년 하고 나갔다. 나 때는 팀이 2~3년을 지켜주려고 했다. R리그나 2군리그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선수들은 바로 데뷔해야 해 안타깝다. 1년 이후 나가야 하는 친구들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대를 잘 타고 났다. 지금이었으면 방출이다"라고 웃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킥오프 직전 김광석의 은퇴식 행사가 열렸다. 인천 서포터들은 김광석의 번호였던 '3' 모양 풍선을 손에 쥐었다.
김광석은 팬들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20년 동안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싸운 김광석입니다. 변변치 않은 선수를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수들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3번을 단 선수에게 좋은 기억이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그는 20년간 스스로와 투쟁했다. 늦깎이 선수로 프로 데뷔를 위해 사투했고, 적은 출전 기회에도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 사투했으며, 35세가 넘자 매년 재계약하며 현역 생활을 잇기 위해 사투했다.
김광석은 스스로 그 오랜 세월을 싸워 승리했고 전장이었던 피치를 뒤로 하고 떠난다. 김광석이기에 울림이 있는 은퇴식, 그였기에 울림이 있는 조언이었다.
그에 이어 등번호 3을 받은 김연수는 수원 FC전 이후 <베스트 일레븐>과 만나 "원래 23번을 원했지만, 이제 3번이 익숙하며 바꿀 생각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광석이 형께서 해주시는 조언이 수비에 도움이 된다. 계속 주위를 보고 공격수 위치를 체크하도록 도움 받는다"라고 전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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