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꺾였는데… 현대제철, '전기요금 인상' 목소리에 '울상'

김동욱 기자 2023. 4. 23.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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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실적 악화를 겪은 현대제철이 전기요금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체 매출의 3분의1 이상이 전기로 사업 부문에서 나오는 탓에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강하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올린 한국전력은 2분기에도 전기료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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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전기요금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뉴스1
지난해 말부터 실적 악화를 겪은 현대제철이 전기요금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체 매출의 3분의1 이상이 전기로 사업 부문에서 나오는 탓에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강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9800억원, 영업손실 27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줄었고 적자 전환됐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철강 수요가 줄어드는 등 시황 악화가 발생한 영향이다. 현대제철은 2021년 4분기 매출 6조4405억원, 영업이익 7721억원을 거둔 바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433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후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된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65.1% 감소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 등 일회성 요인이 해소되면서 지난해 4분기보다 실적이 나아지겠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수요 감소 영향 탓에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업황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은 철강제품 수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예상치보다 보수적인 5% 안팎으로 설정해 시장 기대감을 죽이고 철근 수요를 이끌 부동산 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은 탓이다. 올해 상반기 동안은 수요 변화 없이 현상 유지 정도만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전기요금 인상 악재까지… "생산 비용 증가 우려"


지난 20일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산업계 민·당·정 간담회. /사진=뉴스1
실적 개선이 더딘 현대제철은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마주쳤다. 지난해 전체 매출(23조6669억원)의 34.8%(8조2438억원)가 전기로 사업에서 나왔을 만큼 전기로 비중이 크다. 전기요금이 1킬로와트시(kWh)당 1원 오를 때마다 현대제철의 원가부담은 연간 100억원 정도 늘어난다.

올해 1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올린 한국전력은 2분기에도 전기료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5조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재무상태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여당은 지난 20일 전기·가스요금 간담회를 열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인상 시기와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전기요금 자체는 오를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미 상무부가 값싼 국내 산업용 전기료를 문제 삼은 것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말 현대제철 후판에 0.5%의 상계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내용의 예비판정을 내렸다.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비판정이 최종판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문제 삼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올라가면 제품 생산 비용이 뛰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의 상계관세 예비판정에 대해서는 "최종판정이 나오기까지는 5~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시간을 두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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