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美 기술주 실적 발표 시작…긴축 공포는 변수

김효선 기자 2023. 4.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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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인텔, 국내서는 삼성전자·LG화학 실적 발표
연준 공식 발언 없지만...금리 인상 공포 재발할 수도

지난주(4월 17~21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5%, 3.87% 하락하며 숨 고르기하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다시 800선으로 내려앉았다. 고공 행진하던 2차전지주는 이번 주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6%, 1.8% 하락했고, 엘앤에프는 3.7% 빠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802억원, 7929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조1570억원을 매물로 쏟아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 홀로 1조4141억원을 사들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439억원, 678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POSCO홀딩스였다. 일주일 동안 약 6234억원을 순매도했다. 다음으로 엘앤에프(1629억원), 에코프로(1346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개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 위주로 수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스1

이번 주(4월 24~28일)에는 미국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블랙아웃’(공개 석상에서 발언 금지) 기간이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의 발언이 없다. 경기 둔화 혹은 긴축에 대한 두려움은 있겠지만, 일단 공식 발언이 없는 만큼 실적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 美 기술주 슈퍼위크, 반도체주 운명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전방 산업으로 평가되는 미국 기술주 실적이 이번 주에 줄줄이 발표된다. 25일(이하 현지 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이 나오고, 27일에는 아마존, 인텔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1분기 실적도 잇달아 공개된다. 25일에는 현대차, 27일에는 삼성전자, 포스코퓨처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이번 주는 반도체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실적이 중요한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방 산업이기 때문인데,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인력 조정을 비롯한 비용 절감에 나섰던 만큼 이에 대한 효과가 이번 실적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 이후 반도체 업황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서 기술주 실적 발표는 상기 기대감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어느 정도 상승했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감은 지양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실적 발표가 집중된 슈퍼위크지만, 지금은 주가가 꽤 반등한 상황이므로 실적 개선 신뢰도가 확보돼야지만 주가 반등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슈퍼위크에서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의 근거가 제시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 블랙아웃 기간이지만…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긴축 공포’

지난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없겠지만, 시장은 여전히 ‘긴축’을 의식하고 있다. 지난주 나왔던 연준 의원들의 발언이 매파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50~5.75%까지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지난 3월 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는 4.50~4.75%에서 4.75~5.0%로 높아진 바 있다.

이후 지난 19일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대출이 감소했고 고용·성장도 둔화했다. 베이지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은 연준이 오는 5월 금리를 25bp(1bp=0.01%P) 인상한 이후 동결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은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는(억누르는) 발언”이라면서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연준과 시장의 인식이 좁혀지기 전까지 연준은 매파적일 수밖에 없고, 5월 금리 인상이 종료된다고 해도 금융 시장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 하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은 연준 통화정책과 관련해 낙관하는 분위기인데, 연준의 태도가 시장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다면 주식시장 노이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발표될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5일에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발표되고, 27일에는 미국의 GDP가 발표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술주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주요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어 경기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시장은 경기 침체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향후 경제지표들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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