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못 믿고 월세는 비싸…'내 집 마련' 꿈 접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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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모을 수단으로 전세를 찾던 청년들이 월세로 눈을 돌린다.
서울 광화문 직장인 이민영씨(30)는 "월급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돼 지난달 처음으로 독립하면서 월셋집 계약을 망설였다"며 "전세사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걸 보니 월세가 나은 거 같다가도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생각하면 미래가 암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월세든 전세 보증금 이자든 고정비가 크니 내 집 마련은 포기한 지 오래, '계속 이렇게 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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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모을 수단으로 전세를 찾던 청년들이 월세로 눈을 돌린다.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사건이 잇따르자 울며 겨자 먹기로 이 같은 선택을 하고 있다. 월급 상당 부분이 월세로 나가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가고 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만761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1만4903건으로 전체 거래의 54.0%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1분기 기준 최저치다.
반면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 등 '반전세' 비중은 늘었다. 지난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계약 비중 30.5%, 11.7%로 집계됐다. 준전세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 한 오피스텔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31)는 최근 전세사기 사건에 대해 "남 일같지 않다"고 했다. 박씨는 이사를 나가고 싶지만 임대인이 '돈이 없다'며 전세금을 내어주지 않아 4년째 이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막무가내인 임대인에 대응할 방법은 소송뿐이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답답한 심경이다.
박씨는 "계약할 때는 저금리 대출 상품이 있어 월세보다 이자가 쌀 거란 생각에 전세를 택했다"며 "지금 와서는 '안심 비용'이라 여기고 월세로 하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를 나가게 되면 보증보험이 되는 곳으로만 알아볼 것"이라며 "이제 막 독립하려는 친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월세를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전셋집 위험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를 찾는 청년들이 느는 한편, 매달 고정비가 커지자 목돈을 마련해 내 집 마련하겠다는 꿈은 요원해졌다. 현재 목돈 없는 청년이 서울 오피스텔 월세를 구하려면 보증금 1000만~5000만원에 월 임대료 70만~9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 관리비, 각종 세금까지 더해지면 매달 저축률은 낮아지기만 한다.
서울 광화문 직장인 이민영씨(30)는 "월급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돼 지난달 처음으로 독립하면서 월셋집 계약을 망설였다"며 "전세사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걸 보니 월세가 나은 거 같다가도 매달 나가는 고정비를 생각하면 미래가 암담하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1)도 "직장이 서울 서초구지만 빌라나 오피스텔은 보증금 받을 때 위험할 거 같아 경기권으로 빠져 아파트를 택했다"며 "보증보험이 들어져 있어 안심은 되지만 대출 금리가 오르니 웬만한 월세만큼 이자가 나간다"고 했다. 이어 "월세든 전세 보증금 이자든 고정비가 크니 내 집 마련은 포기한 지 오래, '계속 이렇게 살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주거비 부담에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도 증가한다. 국무조정실이 만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전국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 중인 청년 비율은 57.5%에 달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 중 67.7%는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이 독립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해서'가 56.6%로 가장 많았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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