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경찰관]⑥ 韓 이미지 실추시키는 관광객 범죄 단속...‘한류 치안 최일선’ 관광경찰대 경위

이학준 기자 2023. 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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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동주 서울 관광경찰대 홍대센터 팀장
서울 여행 온 외국인 대상 범죄 막는 관광경찰대
”우리만 하는 일...한국 또 오겠다는 외국인 보면 뿌듯”

“Hello, Where are you from?(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서울 관광경찰대 홍대센터를 이끄는 신동주(54) 팀장(경위)이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 오피스텔 건물에서 한국으로 여행 온 태국인 4명을 불러세웠다. “미신고 숙박업소 단속 중”이라고 밝힌 신 경위는 숙소가 어디인지 물었고, 태국인들은 근처 오피스텔을 예약했다고 답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숙박업 신고가 되지 않은 곳이었다. 외국인들에게 불법으로 숙박을 제공하고 돈을 받은 것이다.

신 경위와 함께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은 숙소 예약 내역 등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관련 진술을 받았다. 신 경위 등은 태국인들에게 “당신들은 처벌받지 않으니 걱정 말라”고 수차례 안심시켰다. 경찰 조사를 받는다고 생각해 당황한 기색을 보였던 태국인들도 표정을 풀고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지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관광경찰대가 분주해졌다. 신고 없이 숙박업을 하거나 바가지 요금을 씌우고, 자격도 없이 관광 가이드를 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관광객과 관련한 범죄를 단속·예방하고 각종 민원·신고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한국 치안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 중 하나도 주요 관광지를 지키는 관광경찰대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관광경찰대 신동주(54) 경위./이학준 기자

◇ 관광경찰대 출범 10년...외국어 회화 능력 필수

서울 관광경찰대는 2013년 10월 출범해 현재 홍대·명동·이태원·동대문·인사동·서울시청·강남 등 주요 관광지 7곳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 홍대센터에는 서울 관광경찰대 창립 멤버인 신 경위가 있다. 1999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직한 신 경위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관광경찰대에서 일하고 있다.

신 경위는 많은 보직 중 관광경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온 것 등을 계기로 지원을 했다”며 “외국인과 교류를 하는 게 내 적성과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회화 능력이 필수다. 팀원들마다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각자 담당하는 나라가 있지만, 실상 영어회화는 기본이어서 대다수가 3개 국어 능력자다. 관광경찰대에서 근무하려면 매년 2번씩 외국어 말하기평가 시험을 봐서 일정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관광경찰대가 다른 업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쉽고 편하다는 편견이 있지만, 신 경위는 꼭 필요한 기능이라고 강조한다. 신 경위는 “예전에는 외국어 하나만 잘해도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외국어 2개를 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관광경찰대 홍대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동주(54) 팀장과 이민규(39)·최민준(38)·장한얼(38) 팀원들이 미신고 숙박 업소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 여행 온 태국인들이 예약한 숙소가 숙박업 신고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이학준 기자

◇ 바가지 요금, 짝퉁 판매, 불법 숙박업 단속

관광경찰대 업무는 관광 안내가 아니다.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2~3배 비싼 요금을 청구하는 택시·콜밴, 화장품·기념품 등을 팔면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점포, 이른바 ‘짝퉁 의류’를 진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상인, 원래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이 적힌 ‘외국인 전용 메뉴판’을 건네는 식당, 허가 없이 외국인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는 업주를 단속한다.

그밖에 여행 중 분실한 여권·지갑·휴대전화 등을 찾아주는 것부터 관할 지구대·파출소에 접수된 외국인 관련 112신고 협조 요청에도 응해야 한다.

이러한 치안 활동이 위험하기는 다른 경찰관들과 마찬가지다. 신 경위는 2015년 콜밴 단속을 하다 도주하는 자동차에 매달린 채 끌려가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재활을 거쳐 복귀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신 경위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낯선 한국 땅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관광경찰대인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신 경위는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여행을 가면 처음에 공항에 내려 택시·지하철·버스를 이용해 호텔 등 숙박시설까지 이동하지 않냐”며 “여기서 겪으며 보는 모든 것들이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다. 이와 관련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해주는 게 관광경찰대라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가끔 우리에게 고맙다며 편지나 선물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며 “다시 한국을 찾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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