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미나리'? '성난 사람들'→'라이스보이', 달라진 한국인들 [N초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달라진 '한국인'의 위상이 미디어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한국산 작품'이 아닌 작품에서 다채롭고 입체적인 한국인(혹은 한국계 이민자)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다.
영화 '미나리'(2021, 감독 정이삭)의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고,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같은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때만 해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K콘텐츠가 글로벌한 인기를 얻고 흑인과 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풍토가 주류로 자리를 잡으면서 한국인들의 삶을 전형성을 탈피한 방식으로 다룬 작품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영제 'Beef'))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도급업자 대니(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업가 에이미(앨리 웡 분)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그들의 일상마저 위태로워지게 되는 내용을 다룬 드라마다. 아시아인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 이 작품에서 주인공 대니는 한국계 미국인, 에이미는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의 남편 조지(죠셉 리)는 일본계 미국인이다.
이 시리즈가 그리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주인공 대니는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인이지만 정착에 실패한 1세대 이민자인 부모와 철없는 동생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지닌 '한국형 장남'이기도 하다. 그런 대니의 옆에서 큰 힘이 돼주지만 때로는 그를 위험에 빠트리기도 하는 사촌 형 이삭(데이비드 최 분)은 큰돈이 되는 일이라면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며, 대니의 첫사랑 베로니카와 결혼한 에드윈(저스틴 민 분)은 한인 교회 찬양팀 리더로 선량하지만 때로는 비열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양면적인 캐릭터다.
'성난 사람들'은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전형적인 주변인물로만 등장했던 아시아계 캐릭터들의 다채로운 면을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와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아시아계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보편적인 재미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20일 플릭스패트롤 기준 이 작품은 전세계 넷플릭스 TV 부문 톱2에 올라있다.
캐나다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감독 안소니 심)와 프랑스 영화 '리턴 투 서울'(감독 데이비 추) 역시 할리우드 영화들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새로운 측면에서의 한국인을 조명하는 작품들이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1990년 모든 게 낯선 캐나다에서 서로가 유일한 가족이었던 엄마 소영과 아들 동현의 잊지 못할 시간을 담은 영화다. 감독의 반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한 엄마 소영(최승윤 분)과 한국계 이민자라는 정체성의 고민 속에서 결국 자신의 뿌리를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아들 동현(이든 황 분)의 이야기를 한국과 캐나다, 양국을 배경으로 펼쳐냈다. '라이스보이 슬립스'는 '미나리'가 그랬듯 쉽지 않은 이민자의 삶을 보여준다. '라이스보이'는 극중 캐나다인 친구들이 쌀밥을 먹는 동현을 놀리기 위해 붙인 별명이다. 지난 19일 개봉했다.
'리턴 투 서울'은 프랑스로 입양된 한국인 입양아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우연히 자신이 태어난 서울로 리턴한 25세 프레디(박지민 분)가 '어쩌다' 한국 부모를 찾으면서 시작된 '어쩌면' 운명적인 여정을 그린다. 이 영화에는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이비 추 감독이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방문 당시 한국인 입양아 친구의 한국 가족과의 만남에 동행한 경험이 녹아있다. 영화는 입양아일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20대 여성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주연 배우 박지민은 실제 파리에서 그림 조각 조형 설치 등의 미술 작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계 이민 2세이며, 3년간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한만큼 기존과는 다른 '한국인'의 이야기를 기대할만하다. 오는 5월3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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