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진 신한투자증권 본부장 “운전자 피로감 덜 자율주행차, 연금선 전문가 운용 ‘개인연금랩’”
”우리나라도 ‘연금 백만장자’ 다수 나올 것”
“퇴직연금은 본인 투자 성향에 맞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 맡기시고, 연금저축계좌는 전문가가 관리해주는 ‘개인연금랩’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운용하세요.”
박성진 신한투자증권 연금사업본부장(전무)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연금사업본부에서 진행한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 연금 준비’ 관련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 개인연금랩’ 서비스를 최근 내놨다. 이는 연금저축계좌에서 다양한 펀드를 활용해 글로벌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박 본부장은 “근로자들이 생업에 종사하며 자신의 연금을 세심하게 운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피곤한 운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등장했듯이, 불편한 연금 운용을 대신 수행하는 자율주행 연금상품이 등장한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 개인연금랩 서비스의 최소 가입 금액은 50만원이다. 여기에 10만원 단위로 이상 추가 입금이 가능하다. 별도의 랩 운용보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신한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 WM리서치조직, 포트폴리오전문부서, 상품전문조직, 랩운용부 등 여러 전문 부서 협업을 통해 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매월 성과분석과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 회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 본부장은 “이 상품은 5~10개 펀드를 담고 있으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상관관계가 낮은 종목을 넣어 변동성이 높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정기적으로 운용역들이 리밸런싱을 하고 있어 안정적이고 편의성 있게 노후 자산을 마련하려는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약 90%는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이 처음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안전한 원리금보장상품을 선택 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에서는 이렇게 원리금보장상품으로 방치되고 있는 퇴직연금이 고객 투자성향에 맞게 운용되도록 도입한 것이 디폴트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7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시행됐다. 미국의 경우 1981년 한국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처럼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401K 제도가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은퇴 후 퇴직연금 투자만으로 백만장자가 된 직장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는 디폴트옵션 덕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아무런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기본값(디폴트·default)에 따라 퇴직연금이 운용되는 제도다.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 자동 재예치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7월부터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작되면 은행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계좌를 옮기는 ‘머니 무브’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제부터는 본인 투자성향에 맞는 디폴트상품을 신중히 선택해 놓는 것이 퇴직연금 준비의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디폴트옵션과 함께 국내 및 해외 펀드, ETF 및 리츠 등 꾸준하고 균형 잡힌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여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 상품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박 본부장은 “우리는 737개의 펀드 및 520개의 ETF 및 리츠 상품을 제공하는 한편, 디폴트옵션 상품으로도 은행과 증권업권 통틀어 가장 많은 10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수료 측면에서도 고용노동부 사업자 평가에서 3년 연속 수수료 부문 우수 사업자로 선정될 만큼 타 사업자 대비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다양한 투자처가 있다 보니 퇴직연금 운용이 꼭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다. 그는 이런 지적에 대해 “퇴직연금 투자는 장기로 운용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매년 적립식으로 자금이 투입되고, 운용 단계에서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과세 이연의 특징이 있다”면서 “쉽게 말해 장기투자, 적립식 투자로 위험자산의 변동성을 자연스럽게 줄이고, 투자하면서 과세 이연으로 복리투자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금이 복리로 쌓이면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효과를 통해 고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미국과 같이 ‘연금 백만장자’가 다수 배출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노후 대비를 위한 근간인 1층이라고 본다면, 퇴직연금·개인연금은 2층과 3층이며 4층이 주택연금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55세에 퇴직을 한다면 65세부터 받는 국민연금 수령 기간 전 10여 년 공백이 생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준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달 31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계전문위)가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출산율 등 인구변수와 경제 변수 등을 적용한 시나리오에서 기금 소진 시점은 2055년이다. 박 본부장은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고 나면 국가 재정으로 이를 지급해야 하는데, 국가부채는 2000조원을 넘어서며 국민 걱정도 커져 가고 있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통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고액 연봉자를 위한 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라면 회사에서 넣어주는 퇴직연금뿐만 아니라 연간 1800만원 한도의 개인 추가납입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드린다”면서 “IRP 계좌에 연간 900만원을 납입하면서 세액공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머지 900만원은 인출이 자유로운 연금계좌에 넣어 투자하면 세액공제 효과와 절세투자 효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추가로 ISA 계좌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이 있다면 만기 시 연금계좌로 전환이 가능하며, 납입액의 10%, 최대 3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가 가능하니 이 부분도 참고로 알아 두면 좋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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