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인천·동탄·부산 경매 매각가율 50~70%대…보증금 회수 어려울듯

김도엽 기자 2023. 4.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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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저당 확인해야…최우선변제금도 못받을 수도
사진은 2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빌라 밀집지역. 2023.4.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발생한 지역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50~70%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금융기관에 먼저 배당이 이뤄지고 나면 역전세의 세입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보증금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인천 미추홀구의 오피스텔(주거용) 낙찰가율은 61.28% 수준이었다. 지난 1월 68.23%, 2월 65.64%로 올해 들어 꾸준히 낙찰가율이 감소 중이다.

미추홀구의 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3월 71.09%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는데, 1월 71.81%, 2월 66.15% 등 60~70%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추홀구에선 대규모 전세사기 의심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이는 '건축왕' 조직으로부터 피해를 주장하는 944명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지난달 31일까지 인천경찰청 반부패수사1계에 접수된 건축왕 A씨(61) 조직 피해 신고액은 총 700여억원이다.

경찰은 최초 2700여채에 달하는 주택을 상대로 300여 명의 세입자를 속여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260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건축왕 조직을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후 A씨 등 10명이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주택을 대상으로 161명을 속여 전세계약을 체결해 125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1차 송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건축왕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로부터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확대해 이어갔다. 그 사이 건축왕으로부터 피해를 주장한 세입자 중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 등으로부터 시작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인천, 동탄, 부산, 구리 등 전국 각지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는 오피스텔 등 250여채를 소유한 임대인 부부와 공인중개사 부부 등에 대한 출국금지에 나섰다. 해당 공인중개사는 43채를 소유한 또 다른 임대인 지모씨와도 연관돼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화성시의 다세대 낙찰가율은 59.79%다. 지난 1월 80.3%, 2월 76.99% 등 하락세다. 화성의 경우 매각건수가 1월 3건, 2월 1건, 3월 2건 등 사례가 적었는데, 추후 강제경매건수가 늘어날 경우 낙찰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오피스텔 낙찰가율의 경우 1월 44.36%, 2월 75.12%, 3월 26.85%다. 매각건수가 각각 4건, 2건, 3건이라 다세대와 마찬가지로 추후 경매건수가 늘어날 경우 낙찰가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구리시의 경우 지난 2월 다가구주택 1건이 71.5%, 다세대주택 1건이 81.74%의 매각가율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임대인과 실소유주, 공인중개사 등 6명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 부산진구의 경우도 구리와 비슷했다. 지난 2월 다세대주택 1건이 71.77%, 3월 2건이 81.23%의 매각가율을 보였다.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 1월 1건이 59.62%의 매각가율을 기록했다.

임대인들은 자신이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최우선변제금 외 보증금 대부분을 회수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마저도 보증금이 서울 1억6500만원, 과밀억제권역 1억4500만원, 그 밖의 지역 7500만원을 초과하는 보증금이라면 최우선변제금을 받을 수 없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 금액을 1500만원씩 상향했으나, 최우선변제금은 근저당권이 설정된 시점이 기준이다.

특히 해당 물건에 근저당권이 잡혀 있을 경우 선순위가 금융기관, 매입추심업체(NPL) 등에 있어 이들이 먼저 배당을 받을 경우 남은 배당금이 없을 수도 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보증금보험 가입 주택 중 임대인의 부채비율이 80% 이상인 이른바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서구였다.

강서구의 경우 총임대보증 세대수가 1만2659세대였는데, 이중 부채비율 80% 이상 보증세대수가 1만22건으로 무려 79.1%에 달했다. 경기 화성의 경우 67.6%, 부산진구는 58.6%였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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