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브라이튼, 점유율 축구 차세대 명장 격돌 [FA컵 프리뷰]
[뉴스엔 김재민 기자]
점유율 축구의 후계 구도를 형성한 텐 하흐 감독과 데 제르비 감독이 치열한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라이튼&호브 알비온의 '2022-2023 잉글랜드 FA컵' 4강전 경기가 4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시즌 이미 카라바오컵 우승에 성공한 맨유와 무서운 기세를 유지하고 있는 돌풍의 팀 브라이튼이 만난다.
맨유는 험난한 여정을 뚫고 왔다. 32강전 레딩(2부)을 제외하면 프리미어리그 팀만 만났다. 64강 에버턴, 16강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8강 풀럼을 상대했다. 브라이튼은 16강에서 스토크 시티(2부), 8강에서 그림스비 타운(4부)을 만나는 등 대진 운이 따랐지만, 32강에서 리버풀을 격파하고 올라온 저력이 있다.
보고 있으면 눈이 즐거운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차세대 명장의 대결로도 주목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맨유에 부임한 에릭 텐 하흐 감독, 지난 2022년 9월 중도 부임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전술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텐 하흐 감독은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점유율 축구의 본산인 아약스 출신이다.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는 이변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텐 하흐 감독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3연패(2019-2020시즌 코로나 펜데믹 조기 종료)를 달성하며 전술 역량을 인정받았다.
텐 하흐 감독은 빌드업 상황에서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의 경계를 허무는 스위칭, 시시각각 선수들의 위치를 유동적으로 가져가며 공격 작업을 전개하는 포지션 플레이 등 세부 전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빅클럽에 핵심 선수를 내주는 아약스의 팀 사정에도 새로운 선수를 발굴해 성적을 유지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다소 투박한 선수들이 많은 맨유에서는 자신의 축구 색깔에 속도감을 더하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맨유는 이미 카라바오컵에서 우승하며 6년 무관에서 탈출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리그 3위로 순항 중이다.
데 제르비 감독은 이미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전술 역량을 인정받았던 지도자다. 사수올로를 이끌고 2년 연속 리그 8위를 달성하며, 숱한 빅클럽들을 제치고 패스 성공률, 볼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에 부임한 데 제르비 감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팀을 예상보다 일찍 떠나게 됐고, 지난 2022년 9월 그래엄 포터 감독의 첼시 부임으로 새 감독을 찾던 브라이튼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포터 감독 시절에도 중하위권 팀답지 않게 숏패스를 잘 구사했던 브라이튼이지만, 데 제르비 감독 부임 후에는 빅클럽못지 않은 패스 축구 팀으로 변모했다. 브라이튼은 현재 볼 점유율 57.3%로 리그 3위, 패스 성공률 85.6%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는 볼 점유율이 55%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성적도 빅클럽 수준이다. 부임 첫 5경기에서 포터 감독이 주로 활용한 스리백 전술을 쓰던 데 제르비 감독은 리그 14라운드 첼시전을 기점으로 자신의 플랜 A인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경기를 시작으로 브라이튼은 리그 18경기 10승 4무 4패를 기록 중이다.
텐 하흐 감독이 아약스의 철학을 계승했다면, 데 제르비 감독은 바르셀로나 출신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열렬한 팬으로, 사석에서 만날 정도로 친분이 있는 사이다. 지도자 연수 시절 당시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초대를 받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승부는 예측 불허다. 리그 순위는 3위 맨유가 7위 브라이튼보다 높지만, 최근 리그 성적은 백중세(최근 6경기 맨유 3승 1무 2패, 브라이튼 3승 2무 1패)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맨유가 앞서지만, 주중 유로파리그 경기를 스페인 원정으로 치른 맨유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또 양팀 모두 부상 선수가 상당수이지만, 라파엘 바란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주전 센터백 두 명이 모두 이탈한 맨유는 후방 빌드업에 불안 요소가 크다는 약점이 있다. 맨유는 21일 세비야전에서도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의 백패스 실수와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어이없는 볼 컨트롤로 실점을 자초한 바 있다.
향후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날 수도 있는 두 전술가의 첫 맞대결은 어떨지 주목된다.(자료사진=에릭 텐 하흐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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