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똑바로 하라"... 권익위, 장·차관 충돌 '눈살'
부위원장 이례적 반박에 野 "콩가루 집안" 맹공
전현희 "보고 똑바로 하라" 직무 명령…강력 경고
부위원장 행사 제대로 보고 안 된 것으로 알려져
[앵커]
국민권익위원회 전현희 위원장과 차관급인 부위원장들이 잇따라 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습니다.
위원장 발언에 대해 부위원장들이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내는가 하면 최근엔 위원장이 "보고 똑바로 하라"며 직무 명령까지 내렸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 감사원장 관사에 대한 신고가 권익위에 접수되자 전현희 위원장은 SNS에 직무 회피신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부서 검토 결과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현희 / 국민권익위원장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 : 제가 한쪽에 비켜나는 것이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고 우리 직원들이 소신껏 (조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회피를 했습니다.]
그러자 부위원장들이 이례적으로 반박 공동 성명문을 냈습니다.
위원장이 감사원장을 공수처에 고소했고 전직 민주당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회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원장의 말은 권익위 공식 견해가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야당에선 "콩가루 집안이다" "정치 투쟁을 하는 거냐"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황운하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 이게 무슨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합니까? 심각한 공직기강 문란 아닌가요?]
[박성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일) : 부위원장님들이 지금 정치 행위를 하는 거예요. 이게 무슨 굉장히 큰 문제입니까? 이슈가 될 문제도 아닙니다. 이거는.]
현재 부위원장 3명은 차관급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교체됐고, 위원장은 과거 정권에 임명된 인물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현희 위원장이 직원들에게 '직무 명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고를 똑바로 안 하면 법대로 징계하겠다면서 엄포를 놓은 겁니다.
국가공무원법과 권익위 직무 규정 등 관련 법령까지 인쇄해 나눠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런 배경에는 부위원장들의 잦은 대외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 기사를 통해 위원장이 일정을 파악할 정도로 보고나 협의가 제대로 안 된다는 겁니다.
권익위 내부에는 외부 기관장 상견례까지 일일이 보고해야 하냐며 생트집을 잡고 있다는 불만도 있지만, 위원장이 임기가 두 달밖에 안 남아서 이런 식으로 '패싱'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지붕 아래 있는 장관과 차관이 날 선 대립각을 세우며 충돌하면서 권익위 내부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영상편집: 주혜민
그래픽: 이은선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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