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모든 정치적 책임 지겠다…탈당하고 즉시 귀국"

파리 현지서 기자회견
"국민과 이재명 대표 등 당에 거듭 죄송"
'돈 봉투' 살포 인지 여부에는 "몰랐다"
정계 은퇴 요구에도 즉답 피해
"모든 문제 해결 후 복당"
24일 오후 인천공항 통해 귀국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측 캠프였던 윤관석 의원 등이 '돈 봉투'를 만들어 동료 현역 국회의원 등에게 살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돈 봉투가 국회의원들에게 건네진 사실을 송 전 대표가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윤 의원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간의 대화 녹취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했다. 그는 "법률적 사실 여부에 대한 논쟁은 별도로 하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년 전당대회와 관련해 돈 봉투 의혹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민주당의 할 일이 태산인 위기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터지게 돼 전직 당 대표로서 뼈 아프고 통절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의원 여러분, 당원 동지들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고개를 숙였지만 의혹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선을 그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이전 발언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한국으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이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15일 당 대표 출마 회견을 했고, 18일부터는 후보 등록 이후 전국 순회 강연과 TV 토론 등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며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고 했다.

돈 봉투 의혹 핵심 당사자인 민주당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기억도 전혀 없다고 했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서도 "강 감사는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가 됐기 때문에 저의 전당대회 때에는 캠프에 참석할 수 있는 신분과 위치가 아니었다"고 했다. 핵심 당사자들과의 관련성을 모두 부인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경 (이 전 사무부총장의) 3만여개 녹취 파일이 검찰에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왔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며 "저는 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검찰에서 나를 소환하든지, 조사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파리로 출국할 때까지 아무런 소환 조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나오는 정계 은퇴 요구와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유인태 전 의원이 정계 은퇴를 언급한 것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는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다"며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 운동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사명을 가지고 한다"고만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당초 오는 7월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쏟아지는 당내 조기 귀국 압박에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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