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받겠다” 송영길 회견·일문일답 전문
현재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 22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돈봉투 사태와 관련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및 일문일답 전문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먼저 2년 전 전당대회 관련하여 돈봉투 의혹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세력도 계보도 없는 저 송영길 당선을 위해 자신의 돈과 시간 정성을 쏟아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주신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고 송구스럽단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경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전쟁으로 옮겨 붙을지 모르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서민경제를 지키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나가야 할 민주당의 할 일이 태산입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터지게 되니까 더욱더 전 당대표로서 뼈아프고 통절한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의원 여러분, 당원 동지들께 거듭 죄송하단 말씀드립니다.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제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 사실 여부 논쟁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제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 당선을 위해 정권교체 프레임을 정치교체 프레임으로 바꿔보고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대선 기간 중 다리 인대가 끊어지고 망치 테러를 당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뛰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를 미련없이 사퇴했습니다. 지난 지방 선거 때는 당의 총력 대응을 위해 국회의원을 사퇴했습니다. 뻔히 승산이 어려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냈습니다. 저를 5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주신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천 계양구 주민들과도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당대표, 국회의원, 지역구 위원장도 아닌데 총선 불출마도 선언해 놓은 마당에 제가 어떤 방식으로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제가 당대표 시절 국민 권익위원회 부동산 실태 조사와 관련하여 논란이 됐던 12명 의원님에게 부동산 문제로 민심이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탈당을 권유한 바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 우상호 의원을 비롯하여 12명 의원에게 가혹한 요구를 한 바 있습니다. 모두 무혐의 처분 받고 의혹을 깨끗이 해결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도 당을 위해 부담을 감수하고 고군분투해 이겨내신 12분의 의원님들께 죄송하단 말씀과 함께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같은 원칙은 제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습니다.
1997년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실장으로 입당한 이후에 26년간 한길로 함께 해온 민주당입니다.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한 수단으로 입당한 당이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한반도 평화정책을 강력히 지지하여 힘을 보태기 위해 변호사 시절 인천시당 당직자로서 당에 가입하고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 후 당을 이탈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단하겠습니다.
저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민주당 상임고문도 사퇴하겠습니다. 국회의원, 지역위원장도 아니고 당원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 의 수사에 응하겠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은 단순한 정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지키는 보루였습니다. 민주당은 저의 탈당을 계기로 모든 사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자신있게 대응하여 국민의 희망으로 더욱 발전해 가길 기원합니다.
검찰 소환도 없지만 가능한 빨리 귀국하여 검찰 소환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습니다.
저는 파리에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동안 그랑제콜 ESCP(파리 경영대학원) 방문교수로 계약하고 파리에 오게 됐습니다. 12월1일에 도착해 한 달 동안 준비작업을 했습니다. 우리 국가의 미래 문제인 핵융합 에너지, 원전폐기물 처리저장,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후위기,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열심히 현장 인터뷰를 하고 밤을 새워 자료를 읽고 분석해 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국전쟁을 비교 연구하는 강연, 기고, 토론 등을 통해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올해말 파리에서 결정될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해왔습니다.
파리 경영대 ESCP에서 연구실과 급여를 제공하고 파트너 교수 지정해 저의 연구 강연 활동을 도와줬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ESCP 프랭크 브르누와 전 총장과 레옹 라울루사 총장, 저의 파트너 교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엘리제궁 초청으로 마크롱 대통령을 면담하고 상하원들 면담, 핵폐기장 BUR 방문, 프랑스 양육보육시설 현장점검, 프랑스 정부 외교부 책임자들과의 난상토론, 프랑스 학술원 토론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성실히 이행했습니다. 다음달 5월에도 ESCP, 베를린 대학, 로마 대학 등을 순회 방문하고 많은 정치인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만남이 준비돼 있습니다. 최근 유럽과 중국 상해교통대학이 공동 투자해서 설립한 세계적 MBA 대학인 CEIBS에 유럽 측 이사로 초청돼 선임통보도 받았습니다.
ESCP 학교와 방문 교수 계약기간은 6월말까지입니다. 저는 작년 12월 1일 출국시 7월 4일 귀국 항공권도 발급해 놓았습니다. 이제 두 달이 남았습니다. 저의 26년 정치 생활에서 처음 갖게 된 유럽에서 연구, 강의활동을 다 마치고 갈 생각이 강했습니다. 검찰이 소환도 하지 않는데 귀국해야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주요 쟁점이 되고 연일 언론에 보도돼 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더 제가 이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 미리 잡고 그동안에 ESCP 총장과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저를 믿고 문제를 해결하고 조속히 파리로 돌아와 일정을 마쳐달라는 고마운 말씀도 들었습니다. 조속한 시간 내에 저와 함께 했던 교수님들, 저를 격려했던 정치인들과 면담, 전화 등으로 인사드리고 귀국 준비를 하겠습니다.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 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시기 바랍니다.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에 관련하여 자세한 법률적 사항은 귀국하여 언론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에 들어와서 진상을 밝혀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밝힐 생각인가요.
“오늘 기자 회견은 저의 정치적 책임, 총괄적 책임을 밝히고 조기 귀국 의사를 밝히는, 26년간 사랑하는 민주당을 떠나는 결심을 발표하는 자리입니다. 지난번에 방송 인터뷰 때 오해가 있었습니다.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 일탈에 대해 감시 감독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를 놓고 일부 언론이나 국민이 봤을 때 ‘당 대표를 한 사람이 무책임하다’, 이런 평이 있었는데, 그때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이 안 된 거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박모라는 사업가와 자신은 개인 채권 책임 관계라고 주장한다, 알선수재 혐의로 1심에서 4년6개월이 선고된 날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항소심 재판이 남아 있지만, 죄송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돈 봉투 논란, 전대 논란은 별개의 말씀이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이 전체에 대해서는 총체적 책임을 지고, 구체적인 사안은 귀국해서 하나하나 점검하고 대응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당에서 어떤 조치가 있을지, 제가 귀국하면 당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 최근 녹취록에 대표님이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오는데, 어떻게 해명하시겠습니까?
“모든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여기서 논박을 벌이면 논란이 되니 돌아가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검찰에서 과도한 수사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정치 탄압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그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겠습니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은 국민 앞에 저의 책임을 말하고 사죄를 하는 자리입니다.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해 대응하겠습니다.”
- 당내에서 극단적으로 ‘(송 전 대표를) 잡으러 가야 한다’는 등 강경 발언까지 나왔습니다만.
“(그런 말이 나온) 의원님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조기 귀국해 책임을 지고 사태를 해결하겠습니다.”
- 유인태 고문은 정계 은퇴 얘기까지 거론했습니다.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 운동 할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는 사명으로 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 이재명 대표와 30분간 통화했다고 들었습니다. 무슨 말씀을 나누셨나요. 조기 귀국하라고 한 것에 대해 섭섭하지는 않았나요.
“제가 당 대표 입장이라도 얼마나 곤혹스러운 상황이었겠습니까. 당원 동지분께 여러 가지로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당시 통화를 통해 저희 입장을 다시 설명을 드렸고, 이재명 대표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기자회견을 하지 말아라’하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나가고 들어가고, 무슨 일을 하고 안하고 할 때 분명하게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고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투명하게 행보를 해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파리에 놀러온 것도 아니고, 주한 프랑스 대사 추천으로 공식적으로 학교와 계약을 맺고 와 있는 기간인데 그냥 소리 없이 왔다갔다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왜 그런지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 내가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이게 제 1당의 당 대표한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 돈 봉투 내용은 전혀 모르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하겠습니다. 제가 지난해 4월 15일 당 대표 출마 회견을 했습니다. 4월 18일부터는 후보 등록 이후에 전국 순회 강연, TV 토론 등을 했구요. 3명의 후보와 30분 단위로 정신없이 뛰어 다녀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으로부터 (돈봉투 관련) 보고 받은 기억은 없나요?
“없습니다. 사실 제가, 민주당 역사에서 양대 계보가 아닌, 계보 없는 사람으로 처음 대표가 됐습니다. 여론 조사 계속 앞서 있었고, (다른 두 후보간에) 후보 단일화 얘기까지 나왔었습니다. 좌우간 자신의 돈과 시간을 내서 제게 도와주신 전국 당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누를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
- 강래구 감사가 구속영장 기각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그것도 돌아가서 살펴 보겠습니다만, 강래구 감사님은 지난 총선 때 출마를 포기하고 수자원공사 감사가 되신 분입니다. 전당 대회에서 제 캠프에 참석할 신분이나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 정확한 귀국 날짜를 알려주십시오.
“귀국 날짜는…여러모로 아쉬움이 크지만, 논란이 되고 있어서 바로 내일로 비행기를 티켓팅했습니다. 저녁 8시 아시아나 비행기로 가서 월요일 오후 3시 인천에 도착합니다.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내일 출국했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실 수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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