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인천 유스·獨 아우크스 출신 천성훈의 임팩트…그토록 바란 '제2의 무고사'

조영훈 기자 2023. 4. 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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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에서는 한숨 고르더니 두 번째 경기만에 기어이 홈 팬 앞에서 일을 냈다.

두 번째 득점을 터트린 후에 천성훈은 인천 홈 응원석으로 뛰어 들어가 팬들에게 안기며 기쁨을 함께 했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그는 취재진과 만나 "응원이 크게 들리고 가슴에 와 닿았다. 힘든 상황에서 응원을 듣고 뛰었다. (두 번째 득점 후) 팬들이 정신없이 제 이름만 소리 지르셨다. 정신이 없었는데, '천성훈 멋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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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데뷔전에서는 한숨 고르더니 두 번째 경기만에 기어이 홈 팬 앞에서 일을 냈다. 공격수 천성훈 말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22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수원 FC전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8분 천성훈이 찍어찬 칩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인천은 후반 11분 라스에게 실점했으나, 후반 14분 다시 천성훈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수원 FC는 후반 41분 윤빛가람이 재동점골에 성공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록 승점 1에 만족해야 했으나, 이날 주인공은 단연 두 골을 터트린 천성훈이었다. 천성훈은 지난 7라운드 강원 FC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K리그 두 번째 경기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침착하고도 절정에 오른 골 감각을 뽐냈다.

마치 지난해 팀을 떠난 몬테네그로 출신 공격수 무고사 같았다. 무고사는 인천에 머물며 129경기 68골을 터트린 구단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다. 외인임에도 헌신적 태도로 팀의 최전방을 맡아 책임졌다.

천성훈의 첫 골을 복기하면, 공간을 날카롭게 침투해 군더더기 없는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배후를 보고 에르난데스가 패스를 내주자 상대 골키퍼가 튀어나왔는데,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히 찍어 차 허를 찔렀다.

그런가하면 두 번째 장면 역시 무고사가 즐겨하던 득점 방식과 닮았다. 민경현이 왼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따라 들어가 머리를 대며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이 무고사 이적 이후 최근 크로스를 자주 시도하면서도 중앙에 높이가 부족해 좀처럼 득점을 만들지 못했기에 더 반가울 법한 골이었다.

두 번째 득점을 터트린 후에 천성훈은 인천 홈 응원석으로 뛰어 들어가 팬들에게 안기며 기쁨을 함께 했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된 그는 취재진과 만나 "응원이 크게 들리고 가슴에 와 닿았다. 힘든 상황에서 응원을 듣고 뛰었다. (두 번째 득점 후) 팬들이 정신없이 제 이름만 소리 지르셨다. 정신이 없었는데, '천성훈 멋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천성훈은 후반 31분 김보섭과 교체돼 피치를 빠져나갔다. 두 골을 터트린 활약에 장내 아나운서는 "그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홈 팬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천성훈은 인천 U-12, U-15, U-18을 차례로 거치며 클럽 유스 시스템 안에서 성장했다. 2019년 독일 분데스리가 FC 아우크스부르크 러브콜을 받고 이적해 3년간 머물렀다. 다만 1군 기회는 많지 않았다. B 팀과 타 팀 임대 등을 통해 4부리그에서 머물다가 2023시즌을 앞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독일에 있을 때도 인천 경기를 자주 시청했다고 했다. 특히 두 번째 득점 후 관중석으로 뛰어들어간 셀러브레이션은 팀에 있던 공격수들의 것이었다. "독일에 있을 때도 인천 경기를 보며 극적인 승리를 보면 무고사나 에르난데스가 관중석으로 뛰었다. 할 수 있어 좋았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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