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서 돌아와 또 살인…주민들 떨게 만든 러 죄수들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용병으로 참전했던 죄수들이 귀향 후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죄를 사면받고 풀려난 와그너의 죄수들이 고향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최근 조지아 남오세티야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그 사례로 들었다. 남오세티야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 세력이 있는 지역이다.
사건은 지난 17일 저녁에 발생했다. 한 남성이 ‘소슬란 발리예프’라는 이름의 38세 남성을 쫓아가 발길질을 한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생전 동네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발리예프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지역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이 지역 출신 언론인 알릭 푸하티는 “그는 우리 공동체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모든 이들이 그를 아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며 “주민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범인을 체포했다. 범인의 신원은 ‘조지 수카예프’로 밝혀졌다. 수카예프는 과거에도 살인을 저지른 전과자로, 복역 중 와그너 용병으로 참전했다가 석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온지 약 3주만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동기 등 구체적인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 키로프주 소도시 노비부레츠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와그너그룹 용병 출신 이반 로소마킨(28)은 같은 마을 주민인 율리아 부이스키치(85)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로소마킨은 2020년 살인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의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피해자의 유족들은 “국가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들이 범죄자를 사회에 풀어줬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가 사면된 죄수는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5일 텔레그램을 통해 “현재 5000명 이상이 와그너와 계약을 마친 뒤 사면을 받고 풀려났다”고 밝혔다. 그는 사면된 이들 중 0.31%만이 재범을 저질렀다면서, 이는 (전과자의 재범률을 나타내는) 표준 통계에 비해 10~20배 적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