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노 마스크 555m '수직마라톤' 직접 체험해보니...
[앵커]
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서울에서 이색 마라톤 대회가 열렸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두 발로 오르는 '수직마라톤'인데요.
4년 만에 '노 마스크'로 치러진 대회, YTN 기자가 직접 참가해봤습니다.
우철희 기자의 체험기 함께 하시죠.
[기자]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건물,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입니다.
지상부터 꼭대기까지 두 발로 오르는 '수직마라톤' 대회, 여느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저도 직접 참여해보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해 꼭 완주해보겠습니다. 파이팅!
뒤에 있던 어린이의 응원 덕에 긴장을 풀고,
[이혁현 / 수직마라톤 참가자 : (이따가 아저씨랑 중간에 만나요.) 네. 파이팅!]
최고령 참가자인 81살의 어르신, 최연소인 6살 어린이와 함께 첫발을 뗐습니다.
높이 555m, 앞에 놓인 계단 수는 자그마치 2천917개입니다.
4분의 1지점을 넘었을 무렵 청년 참가자가 벽에 기대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신우재 / 수직마라톤 참가자 : 예약하고 나니깐 일정이 시험 기간 딱 사이에 있는 거예요. (시험이 문제다?) 중간고사 준비하느라 연습을 한 번도 못해서….]
수직마라톤을 위해 직장동료들이 의기투합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년과 그 이듬해에는 아예 대회가 열리지 않는 등 4년 만에 '노마스크'로 치러지는 대회라 감회가 더욱 남다릅니다.
[성태윤 / 수직마라톤 참가자 : 드디어 좀 해방됐다는 느낌, 그런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마스크 쓰고 올라갈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마스크 쓰면 지금보다 1.5배는 더 힘들지 않을까….]
슬슬 바닥에 드러누운 참가자들도 보이고,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질 때쯤 다다른 60층.
이제 절반입니다.
생각지 못했던 촬영기자가 보이자 크게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지천명이 된 중년의 남성 참가자도,
[우시윤 / 수직마라톤 참가자 : (어떠세요 이제 절반 넘으셨는데.) 뿌듯해요. 꼭 완주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기고….]
일흔을 넘긴 어르신 여성 참가자도, 한 발, 한 발, 끝까지 가보자는 의지를 다집니다.
[박기복 / 수직마라톤 참가자 : 기분이 좋아요. 처음에는 하기 싫었는데 올라오다 보니까 제가 계단 많이 잘 타요.]
정상을 코앞에 둔 마지막 휴식처 102층.
힘을 내라고 여성 참가자를 채근하자,
[이세리 / 수직마라톤 참가자 : (왜 쉬고 계시는 것이죠?) 완주하기 위해 쉽니다.]
알고 봤더니 함께 참가하자던 남편이 한참 뒤처지자 기다려준 겁니다.
[이세리 / 수직마라톤 참가자 : 남편 따라서 왔어요. (남편은 어디 있어요?) 지금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느덧 고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고, 마지막 안간힘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 드디어 완주입니다.
마침내 123층에 도착했습니다.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올라왔습니다.
사실 처음 20층까지만 해도 '내가 여길 왜 왔나' 솔직히 후회 많이 했는데 같이 올라가시는 분들 보면서 힘냈습니다. 해냈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해보십시오. 파이팅!
함께 출발했던 최고령, 최연소 참가자도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최재홍 / 수직마라톤 최고령 81살 참가자 : 젊은이들보다 이런 운동은 내가 더 열심히 하나보다, 생각하니깐 자부심도 갖고….]
[박재희 / 수직마라톤 최연소 6살 참가자 : 약간 힘들었는데 완주하니깐 너무 기분이 좋아요. 123층 완주!]
YTN 우철희입니다.
YTN 우철희 (woo72@ytn.co.kr)
촬영기자 : 홍성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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