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엄마, 초면에 '젓가락질 지적'···자리 박차고 나간 남친
댓글도 여친·엄마편···“회사 사장 앞이어도 그럴까?"
남자친구가 엄마에게 처음으로 인사 드리는 식사 자리에서 젓가락질을 지적 당하자 바로 자리를 떴다며 누구의 잘못인지 판단해 달라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엄마가 남친 젓가락질 지적을 했는데 누구 잘못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여성 A씨는 “엄마께 남자친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약간의 마찰이 있어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린다”며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그와 남자친구는 연애 8개월차 20대 중후반 동갑 커플이다. 이날 A씨의 어머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하고자 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식사를 하던 중 남자친구가 주먹을 쥐며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에 A씨 어머니가 “A도 어렸을 때 젓가락질 때문에 나한테 많이 혼났는데”라고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남자친구가 눈도 안 마주치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밥을 안 먹었다고 한다.
A씨는 “웃으면서 하는 말이셨지만 이때부터 내가 중간에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남자친구에게 (젓가락질 지적은) ‘발작 버튼’이라 주변에서 누군가 이에 관해 말하면 하루 종일 그 사람을 욕한다”고 설명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알아챈 어머니가 “괜한 말 했다. 눈치 보지 말고 먹어라”라고 메뉴를 더 주문했다. 하지만 이미 얼굴이 굳어버린 남자친구는 급한 일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들은 식사 자리 이후 커피숍도 찾아갈 계획이었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남자친구에게 연락해 “아무리 급한 일 있어도 나한테 미리 귀띔이라도 하거나 적어도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따졌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죄송해야 하는 건 어머님 아니시냐. 초면에 젓가락질 지적하는 거 옛날 사람들이나 하는 거다”라고 되레 역정을 냈다.
불이 나듯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딸을 본 어머니 역시 “아무리 기분 나빠도 그렇지, 어른 앞에서 젓가락 탁 내려놓고. 시간 빼놓은 사람 두고 기분 따라 확 가버린 거냐”라며 언짢아했다.
이외에도 남자친구의 ‘기본 예절’에 관한 A씨의 고민은 더 있었다. A씨는 “엄마를 픽업하는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조수석에서 내려 인사드리고 뒷좌석에 앉았다”며 “차 탈 때 상석이 어딘지 모르는 거 보고 황당했다. 물론 상견례처럼 무거운 자리는 아니지만, 기본 예의를 집에서 안 배운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식사 나올 때도 엄마보다 먼저 숟가락 들었다. 사소한 거 하나하나 쌓이니 진지하게 남자친구의 가정교육이 조금 부족한 게 느껴진다”며 “둘 다 사회 초년생이지만, 이런 건 성인 되기 전에 이미 집에서 배우는 거 아니냐”고 당혹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남자친구는 “어머님 배려해서 내가 뒤에 탄 거다. 네 꼰대 같은 마인드에 어머님이 굳이 뒤에 타서 불편하게 가셔야 했냐”고 반문했다. 젓가락질을 놓고서도 “젓가락질 때문에 ‘가정 교육’이라는 단어를 꺼낸 네가 너무 꼰대 같다. 너는 가정교육 잘 받아서 어머님은 초면에 남의 자식 지적하시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밥 먹을 때 네가 팀장님보다 수저 먼저 드는 거 여러 번 봤다. 내로남불이다. 누가 요새 그렇게까지 지키냐”라며 “어머니께서 먼저 불편하게 실례하셨으니 나도 기분대로 그냥 집에 간 거다. 거기서 어른이라고 무례한 걸 참아야 하냐”라고 되물었다.
A씨는 “엄마 얘기할 때 선 넘는다고 생각했다. 팀장님은 어른이라기엔 이름 부를 만큼 편한 사이”라면서 “제가 꽉 막힌 거면 사과하겠는데, 이미 엄마까지 너무 안 좋게 들먹여서 (사과하기) 쉽지 않다. 물론 저도 가정교육이라는 단어에 남자친구 부모님을 언급한 셈이지만,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누가 어떤 부분을 사과해야 하는지 냉정하게 의견 좀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거의 대부분 A씨와 어머니의 의견에 호응했다. “회사 사장이 젓가락질을 지적했으면 앞에서는 아무말 못했을 것. 결국 님 엄마가 만만하다는 소립니다. 인성이 좋아보이지 않네요”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었다. 이어 “요즘 초등학생들도 신기해하는 ‘주먹 젓가락질’도도 문젠데, 그 나이 먹고 안 바꾼 고집이 더 문제”, “젓가락질이 그 모양이면 가정교육 제대로 못 받고 자란 거 맞다”, “엄마한테 그렇게 무례하게 굴었는데 계속 만나려는 거냐”, “엄마 덕분에 사람 걸렀다” 등과 같은 댓글이 주를 이뤘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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