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반란…더 커진 기후 ‘경고음’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4월 22일은 지구촌의 환경 문제를 고민해보는 지구의 날입니다.
오늘 있었던 다양한 행사 모습을 보시고 오셨습니다.
숭례문, 부산 광안대교, 대전 한빛탑.
밤마다 환한 빛을 뿜어내던 주요 명소의 조명이 오늘밤 잠시나마 꺼졌습니다.
지구의 날을 맞아서 10분만이라도 지구를 쉬게 해주자는 취지입니다.
이것만으로도 52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 한해 배출량 6억 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저희도 이 뜻에 동참하기 위해서 스튜디오 조명을 잠시만 끄도록 하겠습니다.
기후위기, 자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만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봄꽃이 일찍 피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있었고, 대형 산불도 잇따라 발생해서 많은 상처를 입혔습니다.
지구의날을 맞아 기후위기가 보내는 경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KBS 기후위기대응팀 김세현 기상전문기자의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벚꽃이 2주나 일찍 피었습니다.
상춘객들의 꽃놀이도 잠시, 하루 비바람에 꽃은 지고, 잎만 남았습니다
평년 개화 시기에 맞춘 벚꽃 축제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김현자/충북 옥천군/지난 6일 : "기대하고 있었는데 벚꽃이 비가 와서 다 지금 떨어지는 것 같아요. 속상해요."]
서울은 역대 두 번째, 부산 벚꽃은 102년 관측 사상 가장 빨리 피었습니다.
매화는 20일, 진달래와 개나리는 각각 9일과 6일 앞당겨 피었습니다.
이른 개화에 꽃가루도 빨리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참나무 꽃가루는 최근 10년중 가장 빠른, 지난 4일 처음 관측됐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봄 꽃의 이른 개화가 당장 우리 건강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꽃가루 날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농도도 짙어져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재원/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교수 :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갈수록 꽃가루의 개수도 많아지고 독성도 강해지면서 증상이 훨씬 심하고 더 독하게 나타나..."]
농가 피해도 심각합니다.
예년보다 열흘 넘게 일찍 핀 배꽃이 반짝 냉해를 입고 다 떨어졌습니다.
[이재홍/과수 농민 : "다 죽는거죠. 지금 보시면 이 가지에 평상적으로 배를 4개 정도는 달아야 해요. 근데 지금은 만지면 다 떨어집니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평균 기온은 10.8도로 역대 가장 더웠습니다.
[정수종/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단순히 꽃이 빨리 폈다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꽃이 빨리 핀 거를 우리는 바이오 다이버시티(생물 다양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인지해야 한다..."]
올봄에 난 산불도 312건으로, 잦아지고, 대형화되는 산불 역시 올봄 기후가 보내는 또 하나의 경고입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서수민
김세현 기자 (wea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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