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돈 봉투' 첫 구속영장 왜 기각됐나…검찰·이정근 플리바게닝?
【 앵커멘트 】 바로 이어서 법조팀 이상협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혐의가 중대하면 대개 구속영장이 발부돼 왔어요. 그런데 이 기자가 취재해보니, 이번에 기각된 이유는 뭐라고 하던가요?
【 기자 】 보통 구속영장은 피의자의 증거 인멸, 도망 우려 등이 있을 때 발부합니다.
그런데 강 회장의 경우, 앞서 두 차례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해 성실히 답했고 공기업 감사로 재직하고 있어 신원이 안정적이라 도망 우려도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이미 녹취록 등 범죄 혐의를 소명할 증거를 일부 확보했기에, 법원은 강 감사의 방어권 보장에 가치를 더 둔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1-2 】 정치 관련 사건에서 영장이 기각된 사례가 최근에 없었는데, 이번 판결은 좀 이례적이라고 봐야될까요?
【 기자 】 맞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구속 영장이 기각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진우 /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 "현직 국회의원이라든가.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회유 압박이 좀 들어갈 것 같다. 그래서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보는 건 이례적이다. "
돈봉투 의혹의 사회적 파장을 생각하면 영장이 발부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겁니다.
취재해보니, 강 회장은 압수수색 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수사팀의 연락도 제대로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래서 검찰은 강 회장이 다른 피의자들과 연락해 입을 맞춘 정황 등을 발견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질문 2 】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야권에서는 플리바게닝에 대한 의심이 나오고 있어요. 검찰과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지 않았느냐는 거죠?
【 기자 】 네,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형량을 깎아주는 이른바 '플리바게닝' 의혹이 야당을 중심으로 나왔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이걸 종합을 하면 어쨌거나 사실상의 플리바게닝 같은 게 좀 있지 않았겠냐. 그러니까 이 건으로 좀 협조를 했겠죠. 제 감으로는 한 5년 정도 구형을 해야 마땅한 거 아닌가…."
즉,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이 보기엔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혐의 정도면 검찰이 5년 정도는 구형하는 게 맞는데, 3년 구형은 예상보다 적다는 겁니다.
서로 거래를 해서, 다시 말해 플리바게닝으로 구형을 낮춘 거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플리바게닝은 우리나라에서 인정되지 않으나 사법부가 수사에 협조하는 피의자는 형량을 낮춰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 인터뷰(☎) : 김규현 / 법무법인 평안 변호사 - "형량을 정할 때 범죄 이후에 정황을 다 참고하게 돼 있어요. 자기가 죄를 인정하는지 아니면 수사에 솔직하게 다 사실관계를 털어놓고 잘 협조했는지 이런 부분을 참작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제가 취재해보니, 법조계에선 구형 3년은 낮은 건 맞지만 수사에 협조하고 초범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구형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 질문 3 】 이제 남은 수사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렇게 녹취록 등까지 나왔는데 수사에 제동이 걸리면 검찰도 난감할 것 같습니다. 윗선 수사까지 갈까요?
【 기자 】 수사 속도는 다소 탄력을 잃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소환조사는 예상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르면 다음 주에 돈봉투를 건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윤관석, 이성만 의원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이른바 '스폰서 의혹'의 사업가 김 모 씨는 아직 피의자 입건은 안 됐지만, 검찰은 민주당 586 정치인들과 밀접하다고 보고 본격 조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윗선'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의 오늘 기자회견에 눈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질문 】 무엇보다 민주당이 분위기가 안 좋을 듯한데, 그래도 이번 기각에 대해서는 반색할 듯합니다. 어떤가요?
【 기자 】 민주당은 일단 말을 아끼는 모습입니다.
이번 영장 기각이 '돈봉투 살포' 혐의 자체에 대한 판단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얘기도 꺼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 인터뷰 :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의견을 모으는 과정은 있을 수 있지만 바깥으로 입장을 표명하거나 이런 건, 당이 공식적으로 그런 입장 내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내심 안심하는 분위기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전당대회 때 송영길 캠프 소속이던 한 의원은 "녹취록 말고 증거가 없지 않냐"며 녹취에 대해서도 "몇 사람이 돈을 만들어 보려던 상황이 담긴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기각을 시간 끌기 시그널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꼬집습니다.
김기현 대표도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수사와 송 전 대표의 돈봉투 의혹 수사를 두고 '대를 이어 부정부패', '송명일체론' '이심송심' 등으로 표현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법조팀 이상협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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