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도 사람이다” 전국 휘몰아친 100년前 형평운동 [방방콕콕]

최승균 기자(choi.seunggyun@mk.co.kr) 2023. 4. 22. 18: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23년 한국 최초 신분해방운동
진주시, 100주년 기념 형평주간
공연·전시·학술대회 등 행사 열려

“백정도 사람이다”

1923년 4월 진주에서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인 ‘형평운동’.

멸시와 천대에 시달리던 백정들과 그들의 처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펼친 한국 최초의 인권운동이다. 이들은 저울처럼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자 형평사를 창립했다.

형평사는 백정은 물론 농민·노동·여성 등과도 연계해 거대한 사회 변혁 운동으로 전개됐다.

전국 조직으로 자라면서 1935년까지 평등 사회를 이루는 활동을 펼쳤다.

1923년에 조직된 형평사는 일제강점기 동안 단일 조직으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된 사회운동 단체로 기록되고 있다.

또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인간 평등을 주장하며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 관습을 없애기 위해 활동한 인권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경남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부근에 있는 형평운동기념탑. <자료=형평운동기념사업회>
형평운동이 진주에서 태동한 지 100년이 지난 현재, 진주에서는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진주시는 오는 24일부터 30일을 형평주간으로 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들을 마련했다.

이번 형평주간은 누구나 공평하게 인간존엄을 누리고 서로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자던 형평 운동의 취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행사들로 꾸며졌다.

우선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식은 형평사 창립일인 오는 25일 진주 남강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오후 5시 30분 식전 공연에서는 형평운동 주제 영상 상영, 대북 공연,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 등이 진행된다.

특히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래무’는 진주를 중심으로 일어난 형평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 마당극이다.

‘수무바다’는 바다처럼 넓지만 물이 없는(水無·수무) 남강변 백사장을 일컫는다.

‘흰고무래’는 백정(白丁)의 한자어인 흰 백(白)과 고무래 정(丁)을 한글로 풀어 만든 주인공 이름이다.

당대의 차별적인 사회상, 흰고무래와 백촌 강상호의 삶과 만남, 형평운동의 좌절과 희망을 엿볼 수 있다.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공연 모습. <자료=극단현장>
형평운동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한 ‘형평운동 100주년 홍보 캠페인’도 열린다.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진주시청 1층 로비에서 형평운동과 소년운동 문화행사 공모작품을 전시하고 27일에는 능력 개발관에서 기념 강의도 진행한다.

진주종합경기장 야외무대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헬스 워킹 행사가 개최되며 형평운동 기념지 외 주요 문화 관광지 일원에서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우리 역사 바로 알기 투어도 개최한다.

연암도서관 외 4개소에서는 책과 영화로 만나는 어린이 인권 행사가 펼쳐진다.

또 26일부터 7월 31일까지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전시가 이어진다.

형평운동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와 특강도 다채롭다.

28일 오후 7시 진주시 칠암동 경상국립대 100주년 기념관 아트홀에서 ‘형평운동 100년과 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특별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다.

이날 강연회에는 배융호 한국환경건축연국원 UD복지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이 연사로 나서 ‘형평 100년, 그래서 백정은 사라졌나’라는 제목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를 들여다본다.

29일 오전 9시 30분에는 진주시 가좌동 경상국립대박물관 대강당에서 형평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린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형평운동, 100년의 기억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형평운동 관련 국내외 학술 정보를 교류하고 형평 가치를 확산한다.

김재영 정읍역사문화연구소 이사장의 ‘형평운동의 권역별 특징’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형평운동의 성격 △형평운동과 역사 교육 △형평운동과 인권 △형평운동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일본의 부락문제와 수평사 등에 대한 연구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이 밖에 진주시 여성가족과가 다문화 여성 결혼 이민자 30여 명을 지역 역사 여행 ‘형평 투어’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걷기 헬스워킹’이 시작된다.

형평 주간 주요행사 <자료=진주시>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