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앉으랬지” 일부러 급제동 ‘끼익’…아동학대 기소 美스쿨버스 기사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초등학교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아이들을 교육하겠다며 고의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될 위기에 놓였다.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캐슬 록 초등학교 스쿨버스에서 발생했다. 이날 운전대를 잡은 건 브라이언 피츠제럴드(61)였다. 당시 버스 안에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6학년생까지의 어린 아이들이 탑승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당시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장난을 치며 떠들고 있었다. 일부 학생은 몸을 옆으로 돌려 다리를 통로 쪽으로 내놓고 앉아 있기도 했다. 이때 피츠제럴드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줄까?”라고 말했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버스를 멈춰 세웠다. 매체는 이때 버스가 시속 9마일(14㎞)로 달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튕겨져 나와 통로 쪽으로 넘어졌고, 앞좌석 등받이에 얼굴을 부딪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아픔을 호소하며 “세상에” “왜 그런 거예요?”라고 했지만, 피츠제럴드는 아랑곳 않고 “이제 알겠니? 이게 너희가 자리에 앉아있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을 보고 자리에 똑바로 앉아라”라고 거듭 말했다.
아이들은 버스에서 내려 부모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한 학생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버스 기사 때문에 친구의 뺨에서 피가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학부모는 피츠제럴드에게 “딸이 다쳤다. 브레이크는 천천히 밟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들이 그날 집에 와서 심하게 울며 ‘버스 운전사가 브레이크를 밟아 머리를 부딪쳤고, 친구에게서는 피가 났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더글러스 카운티 교육구 측은 피츠제럴드를 업무에서 배제한 뒤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교육구는 이후 피츠제럴드가 일부러 브레이크를 밟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를 해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피츠제럴드는 “자리에 제대로 앉지 않은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 그랬던 것”이라면서도 “내 책임이다. 저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재고한 뒤 행동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피츠제럴드는 현재 신체적 상해를 동반한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뉴욕포스트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징역 1년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에 대한 첫 재판은 내달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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