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생각이었는데...” ‘김카우터’된 김광석 “지도자는 아직, 현 임무에 집중할 것”[SS현장]
[스포츠서울 | 인천=강예진기자] “쉴 생각이었는데, ‘김카우터’가 됐다. 지도자 생각은 아직 없다. 현 임무에 집중하고 싶다.”
김광석은 21년간 신었던 축구화를 벗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16일 김광석을 구단 스카우터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은 22일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열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었다. 김광석은 2002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2003년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21시즌에는 인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까지 21년간 피치를 밟은 그는 K리그 통산 451경기에 출전해 11골5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의 ‘산증인’이다.
은퇴식이 다소 늦춰진 이유는 그라운드 조명시설 때문이었다. 인천은 최근 최신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기존의 어둡고 점등까지의 시간이 느린 조명을 최신 LED 조명으로 교체하면서 경기장 관람 환경 개선했다. 인천 관계자는 “조금 더 화려한 은퇴식을 위해 조명 교체 이후로 은퇴식을 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은퇴 기자회견에 김광석과 함께 등장한 전달수 대표이사는 김광석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전 대표는 “명예롭게 은퇴하는 걸 축하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2002년에 R리그 연습생으로 포항에 입단해서, 20년 간 뛰었다. 학교에서 개근상 받는 학생처럼 꾸준했다. 자기관리, 성실함에서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선배라고 생각한다. 은퇴를 축하하고, 앞으로 지도자로서 한국축구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자질과 열정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앞날에 무궁한 영광과 발전이 있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광석은 “과분하게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환대를 받고 떠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은퇴식 할 줄 몰랐다.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그저 그런 선수, 화려한 선수가 아니었는데. 크게 은퇴식 열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 전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인천 입단 후 ‘첫 승’을 거뒀던 때를 이야기했다. 김광석은 “인천이 매년 첫 승이 늦게 나오는 구단이었다. 내가 인천 유니폼을 입고 난 후에 빠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스카우터로서 축구에 대한 시각 자체가 넓어졌다. 김광석은 “선수 시절 때는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금은 한 경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투자를 하는지 등 ‘내가 그간 축구를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적인 부분들이 많았다”며 웃었다.
향후 지도자로서의 삶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지 생각해보진 않았다. 우선 좋은 선수를 뽑는 게 내 임무다”라고 했다.
다음은 김광석의 일문일답.
Q. 은퇴 소식을 전한 후 주변 반응은.
구단이 ACL까지 나갔는데 굳이 ‘왜 그만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35세 이후부터는 하나씩 내려놓고 있었다. 매년 1년씩 계약을 했기에 그때마다 ‘그만두자’는 생각을 해오긴 했다. 가족은 알고 있었다. 다른 지인분들은 더 뛰라고 했지만, 부담감도 있었고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에) 미안함이 있기도 했다.
Q.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인천은 첫승이었다. 매년 첫 승이 늦었기에, 내가 와서 첫승 빨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공격수는.
너무 많다. 각 팀에 특색 있는 선수가 많았다. 1년에 만나고 싶지 않은 선수 한 명은 무조건 있었다.
Q. 스카우터로서 다른 점은.
선수 신분을 막상 내려놓으니까 스트레스받지 않아서 좋다. 35세쯤 내려놨다면 후회했을 텐데 40살이 넘으니까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선수로서 뛸 때는 경기장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축구 시스템 등 외적으로 많은 걸 알게 됐다. 코칭 스태프들이 한 경기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외적으로도 ‘구단이 이렇게 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축구만 하는 게 아닌 외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건 나에게 과분한 것 같다. 그간 ‘축구를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이 든다.
Q. 은퇴 발표 후 가장 먼저 연락 온 축구인이 있나.
사실 매년 그런 연락을 받는다. 1년씩 계약을 하다보니, ‘은퇴하냐?’ ‘더 하냐’라고 묻는다. 은사님들한테 매해 12월에 전화드리면 더 해라고, 속된 말로 똥찰 때까지 하라고 하신다. 은사님들도 경험이 있기에 오래 하라고 하는 것 같다. 후배 선수들은 선배의 은퇴 시점이 오면,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더라. 그런 부분에서 힘도 받고 책임감도 생겼다.
Q. 성실의 아이콘인데, 후배들에게 하고픈 조언은.
조언보다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걸 하라기보다는, 성실함이 빛을 발휘한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기회가 온다. 스트레스를 풀면서 축구를 오래할 수 있는 걸 찾으라고 이야기한다.
Q. 프로에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요즘 느낀 건 지금 시대에 내가 프로 선수가 됐으면 1년 하고 방출됐지 싶다(웃음). 나 때는 R리그 등 신인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았다. 2~3년은 기다려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시대를 잘 타고난 것 같다.
Q. 포항 원클럽맨, 이미지 대신 인천 유니폼을 입은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는지.
전혀 아쉽지 않고, 후회는 없다. 이렇게까지 은퇴식을 하는 게 영광스럽다. 오히려 (인천에) 미안하다. 5~10년 인천에 있었으면 그런 마음 덜할 텐데, 2년밖에 안 됐는데 은퇴식을 환대하게 받는 지금 상황이 어색하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Q. 스카우터로서 선수를 뽑는 기준은.
내가 잘했던 선수가 아니라서, 장점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 프로 선수들도 단점은 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유스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Q. 인천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감사한 마음뿐인 구단이다. 큰 환영을 받고, 은퇴한다는 게 인천이라는 구단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감사’라는 두 글자가 다가온다.
Q. 향후 지도자로서 계획은.
쉴 생각이었는데 ‘김카우터’가 됐다. 현재 임무는 신인 선수나, 대학 리그 선수들을 뽑는 게 우선이다. 집중하고 싶다. 아직 지도자는 생각 없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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