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10구역 주택조합, 전광훈 교회 상대 100억대 손배소 제기한다
이어 이주 약속 어긴 교회에 손배소 제기 방침...전 목사 측 “교회 빼면 장위10구역 2800억 손해”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부지를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하는 안을 추진한다. 이들은 보상금 500억원을 합의하고도 교회가 이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22일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0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사랑제일교회를 재개발 구역에서 제척하는 안건을 찬성 45표, 반대 3표로 원안 가결했다. 지난해 사랑제일교회 측이 이전하는 대신 5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맺은 포괄적 합의 해제 안건도 찬성 49표, 반대 0표로 통과했다.
조합은 성북구청에 정비구역 재지정안을 내고 서울시에 입안 제안할 것을 요청했다. 정비 계획안에는 단지와 기부채납 시설 배치를 수정하는 안이 담겼다.
앞서 장위10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사랑제일교회가 신도들을 동원해 철거에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사업기간이 지체됐다. 교회 측은 서울시의 감정가액인 82억원보다 월등히 높은 563억원을 조합에 보상금으로 요구했고, 법원이 150억원 상당으로 제시한 조정안도 거절했었다.
이에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 3심까지 모두 승소하면서 대법원으로부터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신도들의 저항으로 여섯차례에 걸친 강제집행이 매번 실패했었다.
결국 조합은 작년 9월 임시 총회에서 보상금 50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이주 합의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교회 측은 이주하지 않았고, 조합이 내주기로 한 땅 면적이 원래 교회 면적보다 줄었다며 대가로 추가 보상금과 전용 84㎡ 아파트 2채도 요구했다.
최근엔 인근 장위8구역 내 사우나 부지를 ‘임시 거처’로 활용하겠다며 180억원을 주고 매입하려 했으나, 성북구청이 토지거래 허가를 내주지 않아 무산됐다.
전 목사 측은 “일부 언론의 ‘알박기’ 보도로 무산됐으니 이주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현재 장위10구역은 주민들의 이주가 끝나고 사랑제일교회만 남아 있는 상태다.
조합은 내달 총회를 열어 대의원회에서 가결된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려면 인·허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조합은 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 진행 시 2027년쯤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목사 측은 이 같은 조합 측 결정에 “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진행할 경우, 설계변경과 입주 지연에 따른 조합원들의 손해가 28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반박 입장을 내놨다.
사랑제일교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종교부지로 지정된 장위10구역 교회 독자개발은 사랑제일교회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요구했던 사항”이라며 “재개발 측이 좌파정부와 결합해 사랑제일교회 부지가 종교부지로 지정된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국운동을 하는 전광훈 목사를 탄압해 공을 세우려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승로 성북구청장과 조합장의 지위를 얻으려는 조합대행의 사심이 결국 수많은 조합원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일부 조합원들의 진심어린 부탁이 있어 교회 이전을 위해 (장위8구역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는 등 최선을 다해 합의를 이행했지만 구청장과 일부 언론이 ‘또 다른 알박기’ 프레임으로 교회의 이전마저도 방해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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