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유통人]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영역 확대" 구본걸 LF 회장
기사내용 요약
1개 불과했던 계열사 10년 만에 42개로…작년 매출 2조 육박
신사업 투자 결실, 전체 실적 견인…패션 사업도 꾸준히 확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패션기업으로 시작해 F&B(식음료)·부동산금융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구본걸 LF 회장의 공격적인 베팅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
LF는 구본걸 회장이 2007년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시키며 설립한 기업이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LG상사 패션사업부문을 맡으면서 패션사업과 인연을 맺은 뒤 패션사업부문의 분사를 진두지휘했다.
구 회장은 2007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 시 1개였던 계열사(LF푸드)를 42개 가량으로 확대시키며 패션회사에서 생활문화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4년 LG상사의 패션사업부문장으로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남성복에 집중돼 있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갔다.
공격적인 투자로 '질스튜어트', '바네사브루노', '이자벨마랑', '레오나드', '빈스' 등 해외 유수 여성복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인수해 남성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던 여성복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 캐주얼, 스포츠, 액세서리, 편집숍까지 손을 뻗으며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대했다.
그러다 2014년부터는 다양한 신사업을 잇따라 시작하면서 회사를 패션 전문기업에서 생활문화 종합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시작했다.
우선 구 회장은 지난 2014년 LG패션에서 'Life in Future'를 뜻하는 LF로 사명을 바꿔 달고 사업 다각화의 초석을 다졌다. 기존 보유한 브랜드 사업역량을 의(衣)·식(食)·주(住)로 확장해 고객에게 알맞은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해 나간다는 의지였다.
당시 구 회장은 인따른 기업 인수 합병으로 사업 영역을 뷰티, 식품, 방송, 부동산 등으로 넓혀나갔다. 신사업 초기엔 투자 비용이 계열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준을 뛰어 넘어 적자를 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 회장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LF의 미래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시작한 그 회장의 '부업'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며 그룹 황금알을 낳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는 부동산 부문의 성과가 제일 쏠쏠했다. LF는 지난해 연매출 '2조클럽'을 목전에 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685억원으로 전년보다 9.7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852억원으로 16.55% 급증했다.
이런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옷 소비 증가로 패션부문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 크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코람코가 크게 한 몫 했다.
코람코는 구 회장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물색하던 중 찾아낸 기업이다. 구 회장은 패션·식품 등의 유통사업은 영업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부동산금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2019년 1900억원을 들여 코람코를 인수했다.
코람코의 빠른 성장은 수익 다각화가 절실했던 LF에 단비같은 역할을 했다. LF 핵심부문인 패션사업은 2020년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를 맞으며 실적이 크게 무너졌으나, 알짜 자회사들의 실적이 뒷받침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수 있었다.
현재 LF에서 코람코가 차지하는 매출액은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3분의 1 가량을 차지한다. 부동산 사업뿐 아니라 뷰티·식품·방송·여행 등의 신사업도 매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구 회장은 폭발하는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실시간 항공권 검색·예약 서비스까지 새롭게 시작하며 여행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패션사업 내 온라인 LF몰에서 항공권 예약 전문업체 와이페이모어와 서비스를 연계하고, 항공사와의 협업을 통한 프로모션을 마련하는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내놨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매달 두 자릿 수 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엔 신규 자회사로 LF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섰다. LF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털(VC)로 설립한 후 '신기술 사업 금융회사' 라이선스를 확보할 계획이다.
패션 사업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9년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을 15년 만에 정리하며 젋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받는 유스(Youth) 캐주얼 사업에 역량을 모았다.
우선 라푸마 철수 후 스포츠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자 ‘리복’의 국내 판매권 및 영업권 계약을 맺고, 작년 하반기부터 홀세일(B2B)과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리복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 스포츠·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언’의 판권을 확보했고,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MZ세대 직원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도 출시했다.
프랑스 럭셔리브랜드 ‘빠투(PATOU)’를 국내 정식 론칭하며 MZ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신명품 브랜드 라인업 확장에도 나섰다.
최근엔 MZ세대를 중심으로 1990년대 길거리를 휩쓸었던 추억의 브랜드가 다시 인기를 끌자, 사업을 접었던 '티피코시'를 토탈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로 재해석해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LF의 전신 반도패션이 만든 브랜드인 티피코시는 1990년대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건모·삐삐밴드 등과 같은 유명 가수를 모델로 기용했는데 당시 대학생이던 X세대의 호응에 힘입어 전국에 매장을 210여 개 운영할 만큼 성장했다. 그러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2008년 결국 브랜드 운영을 중단했다.
LF 관계자는 “1990년대판 레트로 스트리트 캐주얼의 인기 추세를 반영한 브랜드 뿐 아니라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신명품, 뷰티, 스포츠 브랜드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며 "신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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