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어림도 없지!" 대중은 이제 XX 참지않아[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좋은 작품(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의 잣대는 나날이 엄격해져서, 아무리 자숙기간을 가졌다 하더라도 복귀는 더욱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지난 9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는 클래지콰이 호란이 출연했다. 그는 '펑키한 여우'로 출연, 가왕 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가왕과의 대결에서 패하면서 정체를 공개했다. 가면을 벗은 호란은 "1라운드 때부터 따뜻한 응원을 받아서 용기를 내서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 '복면가왕'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그가 과거 무려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에 처했기 때문. 더군다나 세 번째 음주운전 당시에는 정차 차량에 타고 있던 환경미화원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는 등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그런 호란이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활동 복귀의 조짐을 보이자 그를 비롯한 '복면가왕' 제작진에게까지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복면가왕'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사과했다. 더불어 호란이 출연한 회차의 다시보기와 영상 클립 서비스도 중지됐다. 특히 호란이 OST에 참여했던 KBS2 드라마 '오아시스' 측은 '복면가왕' 논란에 덩달아 "호란의 OST는 향후 방송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호란의 복귀 실패 사례는 또 하나의 나비효과로 작용했다.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밝힌지 일주일만에 '복면가왕'에 피에스타 출신 차오루가 출연해 논란이 된 것. 차오루는 "한국에서 계약이 끝나고 중국에 가서 부모님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중국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이 그리웠다"고 전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차오루는 지난 2016년 자신의 SNS에 "중국은 조금도 작아질 수 없다"라며 남중국해 분쟁 판결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었고, 이에 차오루를 비롯한 많은 중국인들이 남중국해를 중국 영해로 표기한 이미지와 함께 항의의 글을 SNS를 통해 공유해 논란이 됐다.
더군다나 중국 내에서 한국이나 김치 등 한국의 문화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복면가왕'에 출연한 차오루의 의상이 한복이라는 점 또한 문제가 됐다. 다만 차오루의 경우 명백한 범법자인 호란과는 달리 예민한 반응이라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KBS2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에는 마약 사범인 더 로즈 김우성이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우성은 지난 2016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적발됐다. 당시 김우성에 대한 대마 흡연 사실은 인정됐지만 초범이라는 점, 본인이 범행을 자백한 점 등을 토대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후로도 김우성은 JTBC '슈퍼밴드' 등에 출연하며 자숙 없이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더 시즌즈'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자, '더 시즌즈' 제작진 측은 "김우성이 2016년 마약 관련 조사를 받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섭외를 할 때 제작진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 KBS 심의실에서도 출연 규제 등이 논의된 적 없는 출연자"라고 설명했다.
또 박재범과의 친분으로 섭외된 것은 아니며 "제작진이 기준을 가지고 섭외를 진행했는데 7년 전에 마약 혐의가 있는지는 몰랐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법적 처분을 받지 않은 만큼 "아직은 다시보기를 중지하거나 하는 단계는 아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병역면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라비가 출연했던 KBS2 '1박 2일 시즌4' 방송분이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사라지는가 하면, 음주운전 사고로 재판중인 김새론이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그의 분량을 최소한만 남겨두고 편집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복귀에 민감해진 대중 탓에 방송사 측도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학폭 폭로전에 연루됐던 스타들의 복귀 소식에도 대중들은 날카로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복귀조차 용납하지 않는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과도한 처사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미 방송가에는 과거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고 있는 스타들도 많은데, 공정하지 못한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반면 이같은 대응이 올바른 것이며, 오히려 좀 더 일찍이 논란 연예인들을 단죄했어야 했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대중매체에 노출되면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만큼, 명백히 범법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일반 대중보다 더욱 엄중히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부정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애초에 범법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갑론을박에 둘러싸일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평생 떼지지 않는 꼬리표가 뒤따른다 한들 본인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결과물이니, 누구를 탓할수도 없는 노릇일 터. 부디 이같은 '사고친' 연예인의 복귀 실패 사례가 누군가에게 좋은 반면교사로 작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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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BC,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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