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져야 웃는다는데…개미위한 공매도 완벽 가이드 [신화!머니?]

신화 기자(legend@mk.co.kr) 2023. 4.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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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스닥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2차전지 업종 위주로 단기간에 주가가 급상승한 종목들이 늘어나면서 공매도 물량도 같이 쌓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4월에 들어서 코스닥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액이 지난 1월 대비 4배 가깝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급등 종목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다음날은 공매도를 금지하는 등 ‘공매도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습니다. 공매도 세력을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인데요, 오늘은 대체 공매도가 뭐길래 이렇게 시장을 출렁이게 하는 건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 주식이 10만원인데, 나는 이 주가가 고평가돼서 곧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칠게요. 그러면 증권사로부터 이 회사 주식 100주를 빌려서 매도합니다. 그럼 총 1000만원이 생기겠죠? 이 상태에서 얼마 뒤에 그 회사 주식이 주당 5만원으로 떨어지면, 가지고 있던 주식 100주를 사도 500만원밖에 들지 않습니다. 처음에 주식을 빌린 증권사에 주식을 갚아도 나한테 500만원의 차익이 남는 겁니다.

<신화!머니?> 영상 갈무리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주식에 투자할 때는 주가가 오를 것 같은 기업을 골라야 하는데, 공매도 투자를 할 때는 주가가 떨어질 것 같은 기업을 잘 골라야 합니다.

그런데 대체 공매도를 두고 왜 이렇게 논란이 끊이질 않는 걸까요? 일단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는 부분적으로만 허용된 상황입니다. 지난 2020년 3월에 코로나 사태로 금융시장이 요동쳤을 때 금융당국이 처음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지금까지 3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1년 5월부터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한해서 공매도가 허용됐지만, 전면 재개는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잇따라 공매도 재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다시 논란이 점화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재개가 우리 금융시장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나쁜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합니다. 코스피나 코스닥이 오를만 하면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를 치기 때문에 우리 증시가 계속 박스권에 머물러 왔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주식을 매수하는 개인투자자와 공매도를 치는 외국인 및 기관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공매도의 표적이 된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또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된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이 맞불 매수를 하면서 주가를 사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주식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람들이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공매도 시장이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개인이 공매도를 하는 것 자체가 기관이나 외국인이 하는 것에 비해 어렵습니다. 공매도 상환기관이나 담보비율 면에서 개인이 좀 더 불리한 입장이라는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개인의 공매도 상환기간은 90일로 제한되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상환기간은 무제한입니다. 또 담보비율 같은 경우도 외국인과 기관이 105%로 120%인 개인에 비해 낮습니다. 여기에 기관과 외국인의 정보력을 개인이 따라가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신화!머니?> 영상 갈무리
그렇다 보니 공매도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전체의 98%가 외국인과 기관에 의한 것이고,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면 공매도 전면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에서 공매도 재개를 검토하는 배경 중 대표적인 게 한국의 선진국지수 편입입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의 숙원사업인데요, MSCI 선진국지수는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글로벌 펀드투자의 기준이 되는 지수입니다. 만약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돼서 우리 증시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신화!머니?> 영상 갈무리
MSCI는 매년 6월에 워치리스트 국가를 기준으로 선진국지수에 편입할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이 워치리스트에서도 제외됐습니다. 지수에 편입되려면 MSCI가 제시하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미달되는 사항이 많기 때문입니다. 조건 미달의 원인 중 하나가 공매도 금지 조치라는 게 증권가에서 나오는 분석입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공매도를 일부 금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에 국제 시장 트렌드에 뒤떨어진다는 겁니다. 실제로 2021년 MSCI의 세부항목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스케줄이 부재하다는 게 지적사항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신화!머니?> 영상 갈무리
그럼 개인이 공매도를 하는 방법은 뭘까요? 공매도 거래를 하기 위해선 필수로 갖춰야 하는 조건이 있습니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시행되는 필수 교육을 이수하는 건데요. 먼저 금융투자교육원에 들어가서 개인 공매도 사전의무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회원가입을 한 후에 필수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발급받아 각자 거래하는 증권사에 수료증을 제출하는 순서입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한국거래소에서 개인 공매도 모의거래 체험을 1시간 이상 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수료증을 발급받아서 수료 번호를 입력해야 실제 거래가 가능합니다.

<신화!머니?> 영상 갈무리
이렇게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셨다면, 각자 이용하는 증권사의 MTS나 HTS에 접속해서 대주거래 이용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려서 거래한다는 건데, 초기 투자자는 3000만원 한도에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지난 몇 년간 한국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공매도 문제를 알아봤습니다. 물론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도 일견 타당해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이앤트TV’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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