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고프코어 열풍 타고 '제2 전성기' 누리나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아웃도어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2~2014년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등산용품은 구매 주기가 길고 가격도 비싼 만큼 수요가 한 번 꺾인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는데, 그 사이 요가·필라테스와 같은 트렌드 운동이 뜨며 '애슬레저(운동+레저)' 수요가 치고 올라온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실내 운동보다 감염 가능성이 낮은 야외 운동이 주목 받자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등산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웃도어 패션이 단순히 등산뿐 아니라 캠핑·트레킹·낚시 등 다양한 야외활동 시 입는 옷으로 주목받으며 업계 애물 단지로 전락했다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패션업체들은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루며 외형을 키웠다.
아웃도어 대표 브랜드인 영원아웃도어가 운영하는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3% 성장한 7639억으로 집계돼 아웃도어 전성기 시절 7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이어 F&F가 운영하는 디스커버리는 증권가 추정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성장한 4900억원에 달했고, K2(4245억원) 블랙야크(3769억원), 코오롱스포츠(3500억원), 네파(3273억원) 순으로 매출이 집계됐다.
신장률 역시 각각 5.6%, 12%, 40%, 6%로 모두 성장세였다.
과거 아웃도어 열풍이 등산에 열광하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것이라면,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아웃도어 패션 수요는 등산 뿐 아니라 트레킹·낚시·캠핑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 시 입을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을 찾으려는 MZ세대의 니즈에 따라 확대됐다.
실제 외형을 키운 아웃도어 브랜드는 과거 '아웃도어 패션' 하면 생각나는 다운재킷에서 나아가 다양한 야외 활동 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상품을 선보인 결과,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코오롱스포츠는 SS(봄·여름) 시즌 입기 좋은 '웨더코트'와 스니커즈 디자인에 등산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엮은 하이킹화 '무브' 등 시그니처 아이템을 선보여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네파 역시 제품 라인을 소비자 니즈에 맞춰 명확히 했다. 네파는 등산·러닝 등 전통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고어텍스 등 기능성 소재를 강조한 '마운틴 디비전', 캠핑 및 가벼운 트레킹 등 캐주얼한 활동을 위한 '아웃도어 라이프' 라인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여기에 최근 고프코어(Gorpcore)룩이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아웃도어가 더욱 주목받았다. 고프코어룩은 정통 아웃도어를 하나의 패션 요소로 삼아 믹스매치한 패션 스타일이다.
업계 1위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일상 속 패션 요소로 입기 좋은 여러 히트 아이템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대표적인 것이 '눕시' 다운 재킷으로,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 구매하는 행위) 현상까지 벌어지며 인기를 끌었다.
고프코어 열풍을 타고 아웃도어 패션이 주목받자 살로몬, 아크테릭스, 스노우피크 등 국내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닌 신규 브랜드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살로몬을 운영하는 아머스포츠코리아는 355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32.5% 성장했고, 아크테릭스를 수입해 판매 중인 넬슨스포츠 역시 649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가 단순 등산복이 아닌, 야외 활동 시 입는 기능성 옷이란 인식이 강해지면서 다양한 활동 시 적합한 아웃도어 패션을 찾아 입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기능성 있는 정통 아웃도어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통 브랜드뿐 아니라 고프코어 열풍으로 아웃도어 의류가 하나의 패션이 되면서 고프코어를 표방한 새로운 브랜드가 올해 얼마나 더 신장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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