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과학기술·민간경제 발전” 강조…미국과 기술패권 경쟁 대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과학기술을 혁신하고 민간경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기술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자국 민간기업과 함께 대응 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 등 현지 매체는 22일 시 주석이 전날 제20기 중앙 전면심화개혁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올해는 제20차 당대회(공산당 전국 대표대회)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는 첫해이자, 개혁·개방 45주년과 18기 3중 전회(시 주석이 첫 집권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 개최 10주년이 되는 해”라며 “전면적인 개혁을 심화해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근본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혁신은 과학기술 시스템 개혁을 심화하고 과학기술 자립 실현을 촉진하기 위한 핵심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개발(R&D) 투자, 과학 연구 조직, 혁신의 성과를 산업 공급망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책과 자금, 프로젝트, 플랫폼, 인재 등 관련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과학기술 혁신을 추진해야 하며 산학연 융합 혁신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이 국가의 주요 혁신에 참여하는 것을 장려해 핵심 기술 혁신과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서게 할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미국 주도의 서방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중국 수출 규제에 나선 것에 대응해 민간 기업이 동참하는 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자립을 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또 민간 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민영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것은 당 중앙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민영 경제 발전 환경을 최적화하고, 민영 기업이 공정한 시장 경쟁에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해야 하며, 개혁 발전과 준법 경영, 변혁을 통해 민영 기업이 발전의 질을 계속 향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0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강하게 비판한 뒤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코로나19 확산·봉쇄의 여파와 더불어 규제에 따른 민간 기업들의 타격이 경제에 큰 충격을 주자 지난해 말부터 규제를 풀고 민간 기업 살리기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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