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0명 실은 80년 전 침몰선, 4000m 심해서 찾았다

호주인 979명 등 포로 실은 일본 수송선···필리핀 인근서 위치 파악

/EPA 연합뉴스

[서울경제]

제2차 세계대전 시기 호주인 포로 979명 등을 싣고 가다 침몰한 일본 수송선이 81년 만에 발견됐다.

22일 호주 ABC방송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해양고고학 기관 '사일런트월드 재단'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남중국해 4000m 심해에서 침몰 수송선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위치를 찾아냈다. 이 재단은 5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6일부터 본격적으로 몬테비데오 마루의 위치 파악에 나선 바 있다. 재단은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수중 자율주행 탐사정 등 첨단 기기를 동원, 탐색 12일 만에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모습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재단은 "침몰선은 타이태닉호(1912년 침몰)보다 더 깊은 심해에 있었다"며 유족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잔해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941년 몬테비데오 마루 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몬테비데오 마루호는 1942년 7월 1일 필리핀 인근에서 미군 잠수함의 공격을 받고 가라앉았다. 침몰 당시 군인 850명, 민간인 210명 등 14개국 포로 1060명이 타고 있었고 이 가운데 호주인이 가장 많은 979명이었다. 당시 미군 잠수함은 포로 탑승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몬테비데오 마루호 침몰은 호주 역사상 최악의 해양 참사로 꼽히지만 구체적인 침몰 위치는 수십년간 파악지 못한 상태였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침몰선 발견과 관련해 "이번 소식이 오랫동안 기도를 해온 유족들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