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없어도 완승..'드림'의 영리한 전술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2023. 4. 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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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이병헌 감독이 만든 필드 위에서 배우들이 환상적인 드리블을 펼친다.

'드림'(감독 이병헌)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병헌 감독의 특유의 '말맛' 넘치는 대사는 '드림'을 꽉 채우고 있고,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유머 코드는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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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드림 / 사진=영화 스틸컷
이병헌 감독이 만든 필드 위에서 배우들이 환상적인 드리블을 펼친다. 이병헌 감독은 코미디와 드라마를 적절하게 녹여내며 영리한 전술을 구사했고, 배우들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웃음과 감동의 멀티골을 터트린 '드림'이다.

'드림'(감독 이병헌)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축구 선수 홍대(박서준 분)는 필드 위에서 상대팀, 그리고 열등감과 싸운다. 거기에 엄마의 일로 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징계 탓에 축구는 할 수 없고, 연예계에 발을 담글까 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지 반전을 위한 한 방이 필요한 상황. 이에 홍대는 홈리스 풋볼 월드컵 감독으로 계획도, 의지도 없이 재능기부에 나서게 된다.

프로의 실력은 커녕 공을 차기도 힘든 선수들에 다큐멘터리를 찍는답시고 진정성 없는 연출을 강요하는 PD 소민(아이유 분)까지. 홍대는 환장할 노릇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그들의 사연은 홍대를 '진짜 감독'으로 거듭나게 만든다.

드림 / 사진=영화 스틸컷
영화 '극한직업'으로 1626만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인만큼 배꼽잡고 웃을 만한 작품을 기대했다면, 그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인 탓에 웃음보다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이병헌 감독은 "실화인데다 소외 계층을 다루고 있어서 너무 희극적으로 다가갈 수는 없었다. 그걸 조절하는 게 숙제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웃음을 완전히 포기한 전술은 아니다. '극한직업'에 비한다면 잔잔한 웃음일 뿐, '드림' 또한 충분히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병헌 감독의 특유의 '말맛' 넘치는 대사는 '드림'을 꽉 채우고 있고, 곳곳에 적절하게 배치된 유머 코드는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전술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선수들이 배치됐다는 점이다.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첫 출연하는 박서준은 '드림'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장기를 발휘한다. 그는 진지와 코믹의 경계를 넘나들며 극의 중심을 완벽하게 잡는다. '브로커' 이전 '드림'을 촬영했던 아이유 역시 섬세한 생활 연기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사연 없고, 밝은 캐릭터에 갈증이 있었다"던 아이유는 '드림'을 통해 또 한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드림'은 박서준, 아이유라는 최강의 '투 톱' 전술을 가동한 것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이들은 중원을 장악해 볼을 배급하는 미드필더의 역할에 가깝다. 결국 골을 넣으며 경기를 매듭짓는 것은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이다.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배우들이 필드 위를 누비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이병헌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이병헌 감독과 많은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포진해있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꿈'에 대한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를 풀어내는 방식에서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경기 내용은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좀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만하다. '드림'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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