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디자이너…농촌 마을에 번진 디자인 '열풍'
[생생 네트워크]
[앵커]
충남 홍성의 한 농촌 마을 어르신들이 미술 디자이너로 변신했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작품으로 기획상품을 만들고, 옷도 디자인해 패션쇼도 열립니다.
천태리 마을에 이호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을회관에 어르신들이 둘러 앉았습니다.
앞에 놓인 스케치북에는 알록달록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슥슥 사인펜을 놀리자 스케치북 위에 꽃이 피어나고, 나비가 날아듭니다.
이 마을에서는 어르신들이 서로를 디자이너 선생님으로 부릅니다.
<노은희 / 천태리 마을 디자이너(81세)> "맨날 이삭 주우러 다니고 풀씨 받으러 다니고 이런거나 했지 미술에 대해서는 특이하게 배워본 적 없고 처음이에요."
이번 주제는 달력 만들기.
달력에 들어갈 주제를 놓고 사뭇 진지한 회의가 열립니다.
<현장음> "1월 달부터 기후관계를 따라서 할 수도 있고, 밭에 곡식 나오는걸 상기해서 그릴 수도 있고…"
아흔이 넘은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미술을 배운 뒤 시간이 더 빠르게 갑니다.
<정순선 / 천태리 마을 수석디자이너(97세)> "그릴 줄은 몰라도 잡념도 없어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있으면 답답한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맛이죠."
비영리단체인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가 홍성군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천태리 할배·할매 나만의 굿즈 디자인에 도전하다' 프로그램입니다.
농촌 어르신들의 여가 선용과 노후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4년째 미술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어르신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기획상품으로 제작돼 지역 축제 등에서 판매될 예정입니다.
12종류의 굿즈 상품 판매 수익금은 전부 홍성 서북면 산불 피해 복구 성금으로 기부할 방침입니다.
매년 주제를 바꿔, 지난해에는 패션디자인을 통한 패션쇼도 열렸습니다.
<주남수 /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 활동가> "어르신들의 그림도 문화예술이 한단계씩 진화하는 것에 대한 만족감을 갖고 그것들 사회적 역할을…"
신작로문화예술연구소는 어르신들 작품의 온라인 판로 개척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00세 시대. 문화예술 향유를 넘어 사회적 활동까지, 천태리 어르신 디자이너들의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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