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대의 '눈' 정찰위성 구조 해부
◀ 김필국 앵커 ▶
북한 군사정찰위성의 모습이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은 위성 제작은 다 됐고, 발사체와 발사장 준비만 되면 곧바로 쏠 수 있다고도 했는데요.
◀ 김필국 앵커 ▶
상대의 중요 군사시설을 상세하게 들여다보면서 눈 역할을 하는 정찰위성은 그 자체로 강력한 군사적 수단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위성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김윤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의 손을 잡고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았습니다.
김정은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대형 화면 속의 금빛 물체는 북한 최초의 군사정찰위성, 그 옆은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발사체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9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 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 발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북한은 군사정찰 위성은 제작이 완료됐고, 위성 발사 방침은 결정됐으며,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발사할 예정이라고 공표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발사 일정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 북한 정찰위성의 구조는?
위성은 고성능 카메라와 지상과 우주를 잇는 통신 탑재체,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등으로 구성됩니다.
또 이 위성을 궤도 위에 정확히 쏘아 올릴 발사체의 성능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보안상 화면을 일부러 흐려놓았지만, 테이블 위에 펼쳐놓은 구성품들을 분석해보니, 상단부의 태양전지판 4개가 전력을 공급하고, 하단부 정찰용 광학카메라로 목표물을 촬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성품을 합치면 북한 위성의 무게는 적어도 300kg 이상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영근/항공대 교수] "리액션 휠이라고 반작용 휠이 있잖아요. 김정은 팔을 보고 길이를 예상해보니까 직경이 한 15cm 되겠더라고요 저 정도면 위성이 300kg 정도 아닐까"
# '위성의 눈' 카메라
군부대 등 지상의 중요시설을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정찰위성에서 핵심은 카메라의 성능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정찰위성 키홀은 자동차 번호판과 표정까지 구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웬만한 정찰위성이라도 지상의 20~30cm 정도의 물체를 식별하는데, 낮에는 광학카메라를, 야간과 악천후에는 적외선과 레이더파를 이용한 카메라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위성이 이렇게 성능 좋은 카메라들을 모두 탑재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지난해 12월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 시험품으로 찍었다는 사진입니다.
서울 도심과 인천항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디가 어디인지조차 알아보기 힘든 조악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쏘아 올릴 정찰위성에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려 해도 첨단장비에 대한 엄격한 국제제재 때문에 해상도 2~3m 수준의 카메라를 조달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이상민/국방연구원 실장] "해상 함선들 식별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지상의 전차라든지 또는 차량을 정확하게 식별하기는 어렵고‥"
사진을 흔들리지 않게 찍으려면 위성의 자세를 제어할 수 있는 운용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 찍은 사진에서 노이즈를 걸러내고, 정밀한 위치정보를 알아내고, 물체를 식별해내는 정보처리 시스템과 능력, 경험, 인력 등도 필수적인데 전반적으로 북한의 운용 능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입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굉장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거는 탱크다, 이거는 자동차다 이것을 판별할 수 있는 자료가 엄청나게 구축돼 있어야 제대로 해석이 돼요 이건 종합적으로 가야 하는 문제인데 북한이 그걸 제대로 못 갔을 것이다."
# 정찰위성의 궤도는?
그동안 6차례 시도한 위성발사 모두 태양동기궤도로 쏘아 올린 북한은 이번에도 같은 궤도를 선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전지판이 계속 위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목표물 상공을 정찰하는 시간은 하루 두세 번 그것도 극히 짧은 시간 뿐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위성을 여러 대 쏘아 올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4월 19일] "연속적으로 수 개의 정찰 위성을 다각 배치하여 위성에 의한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할 때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셨습니다."
또 위성 발사용 로켓을 본격생산하고 위성발사장 추가건설도 지시했습니다.
# 운반 로켓은 발사체? 미사일?
위성 자체의 성능은 검증되지 않은 반면 북한의 위성발사용 로켓 기술은 비교적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상민/국방연구원 실장] "북한이 고체추진 ICBM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화성 15형하고 17형의 추진체, 액체 추진체는 우주 발사형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2012년 100kg 규모의 탑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를 지구궤도에 올렸고 2016년에도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위성로켓 기술이 군사용 중장거리미사일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300kg 정도의 위성체를 지구궤도에 올리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과거 발사 때) 상당히 정확하게 들어갔다 3단 발사체의 3단 성능이 굉장히 좋았다는 거예요.“
북한은 군사용 목적 외에도 기상관측, 통신위성 등 산업, 경제적 목적의 위성발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전술핵탄두와 여러 종류의 타격 수단 개발에 이어 상대의 움직임을 정찰하고 타격목표를 설정하는 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간 위성 발사와 운용에서 번번이 실패한 북한이지만 과학기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기술 부족을 극복해 제대로 된 눈을 갖게 된다면 우리에겐 위협적입니다.
[조선중앙TV/4월 19일] "절대로 포기할 수도, 놓칠 수도, 바꿀 수도 없는 필수 불가결의 우리 무력 강화의 선결적 과업으로 되며‥"
전문가들은 위성 발사 시기를 이르면 이달 말 북한군 창건 기념일이나 한미정상회담 무렵, 늦으면 9월 북한정권수립일로 잡고 있습니다.
북한이 오랜 시간 공들여온 우주과학기술의 실체와 기술력도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를 계기로 드러나게 됩니다.
통일전망대 김윤미입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76544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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