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으로 목숨 끊는 北노인들…"자식들 걱정, 자연사로 위장"

임재섭 2023. 4. 22. 10: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에선 살기도 힘들지만 마음대로 죽지도 못합니다."

탈북민 김명자(가명·71)씨는 최근 서울 강동구 '탈북난민인권연합'에서 만난 자리에서 "조기 은퇴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편이 좋지 않은 자식에게 의존하는 것이 미안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도 많다"며 "북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 나라 은혜를 받고도 배반한 자로 문건에 남기고 시신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북 70대 여성 “생활고 노인들 극단적 선택을 자연사로 위장”
“女 정년 55세로 남성보다 5년 빨라…연금 부족해 쌀도 못 사”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 [연합뉴스]

"북한에선 살기도 힘들지만 마음대로 죽지도 못합니다."

탈북민 김명자(가명·71)씨는 최근 서울 강동구 '탈북난민인권연합'에서 만난 자리에서 "조기 은퇴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식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한 자의 가족'이란 불명예를 안기지 않으려고 자연사로 위장될 수 있는 '단식'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성은 남성보다 5년 빠른 55세에 은퇴한다"며 "30년 가까이 일했는데 연로연금(퇴직금)을 매달 700원밖에 못 받았다"고 했다. 연금으로 5000원가량인 쌀 1㎏도 못 사는 여성 조기 은퇴자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6년 전 한국에 온 김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도 농마국수, 줴기떡 등 북한 음식을 요리해 탈북민에게 나눠주는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김씨는 양강도 혜산시에서 살다가 2015년 11월 홀로 탈북했다. 중국에서 1년 정도 있다가 2017년 한국에 들어왔다. 북한에서 직장을 은퇴한 후에 생활이 어려웠는데 책임자와 다툰 후 배신감까지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에서 여성은 55세에 연로보장(정년퇴직)을 받는다"며 "사무직은 1500∼3000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4500∼5500원 수준인 쌀 1kg도 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편이 좋지 않은 자식에게 의존하는 것이 미안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노인도 많다"며 "북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 나라 은혜를 받고도 배반한 자로 문건에 남기고 시신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전했다. 김씨에 따르면 그런 경우 자식들이 간부 자리에 못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사인 것처럼 보이려고 1주일 이상 굶거나 아편이나 마약을 구해서 먹고 죽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나 여동생 김여정의 '차기 지도자설'에 대해선 "절대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없다. 설령 되더라도 주민들이 말을 잘 안 들을 것이다. 김정은이 김주애를 내세워놓고는 아들을 뒤에 숨겨 놓은 채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