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후유증인가…'56홈런' 괴물타자가 6경기 타율 '0.067', 무라카미 7경기째 홈런 침묵

야쿠르트의 홈런타자 무라카미. 시즌 초반 1할대 타율에서 맴돌고 있다. 시즌 2호 홈런을 치고 7경기째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사진출처=야쿠르트 스왈로즈 홈페이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 때문일까.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4번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가 타격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 4번-3루수로 나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아웃카운트 2개가 모두 삼진이다.

1회 첫 타석에선 볼넷으로 나갔고, 3회, 6회 연이어 삼진을 당했다. 7회 마지막 타석도 볼넷을 골랐다. 지난 18일 주니치 드래곤즈전 첫 타석에서 좌익수쪽 2루타를 친 후 12타석 연속 무안타다. 이 기간에 삼진이 5개고, 볼넷이 6개다. 삼진 아니면 4구다. 20일 주니치와 경기 땐 5타석 2타수 무안타 2삼진 3볼넷을 기록했다.

볼넷이 많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최근 6경기에서 15타수 1안타, 타율 6푼7리. 홈런없이 타점 1개를 올렸다. 시즌 타율이 1할8푼2리(55타수 10안)까지 내려갔다. 홈런 2개를 쳤고, 9타점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타율(3할1푼8리) 홈런(56개) 타점(134개), 최연소 '타격 3관왕'에 오른 '괴물타자'가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너무 부진하다.

현역 시절 '대마신'으로 불렸던 사사키 가즈히로는 20일 야쿠르트 경기 중계방송 해설을 하면서 "무라카미가 직구에 재대로 반응하지 못한다"고 걱정했다.

멕시코와의 WBC 결승전에서 9회 끝내기 2루타를 때린 무라카미. 사진출처=일본야구대표팀 홈페이지

출발은 좋았다.

3월 31일 히로시마 카프와 개막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트렸다. 1회말 2사 2루에서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나머지 세 타석은 범타로 물러났다.

그리고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지난 11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 1회 첫 타석에서 시즌 두번째 2점 홈런을 때렸다. 개막전 첫 타석 홈런 후 9경기, 37타석 만의 홈런이었다. 이 홈런 후 7경기째 홈런 실종이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56홈런'을 때려 일본인 타자 한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또 세계 최초로 5연타석 홈런을 쳤다. 올해는 초반 홈런 페이스가 안 좋다.

일부에선 현재 타격부진을 WBC 후유증으로 설명한다. 무라카미는 WBC 일본대표팀 4번 타자로 출전해, 1라운드 4경기 내내 부진했다. 4번 타자로서 부담이 너무 컸다. 8강전부터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에게 4번을 내주고, 5번으로 내려간 뒤 타격감을 찾았다.

멕시코와 준결승전 9회말 끝내기 2루타를 치고, 미국과 결승전에서 홈런을 때렸다. 대회 기간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정규시즌 부진으로 연결됐다는 얘기다.

4번 타자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팀은 잘 나간다. 21일 요미우리전 선발투수 다카하시 게이지가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했고, 불펜투수 3명이 1이닝씩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타선도 집중력이 좋았다. 1회 2사 1,2루에서 5번 호세 오수나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2회 2사 2루에선 1번 다케오카 료세이가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일본인타자 한시즌 최다 기록인 56홈런을 치고, 세계 최초로 5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사진출처=야쿠르트 스왈로즈 홈페이지

야쿠르트는 3대0 영봉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센트럴리그에선 처음으로 10승을 올리고, 단독 선두가 됐다.

야쿠르트 타선은 개막전부터 17경기 연속으로 한 자릿수 안타를 기록중이다. 이날 경기에선 5안타로 3점을 짜냈다.

야쿠르트는 팀 타율 1할8푼4리로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중 꼴찌다. 평균자책점은 1.77로 유일한 1점대 팀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