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잇] 번아웃은 병이 아니라는 거, 알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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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은 이제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이 번아웃이 질병이 아닌 '증상'이라는 겁니다.
번아웃은 증상인데 상담을 하다보면 자꾸 '질병'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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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정신질환은 이제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지난 이십여 년간 단계적으로 우리의 인식은 변화해 왔지요. 투병 사실을 꺼내서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2000년대에서 유명인들의 고백으로 조금씩 병의 이름은 익숙해진 2010년대를 지나 현재는 정신의학 전문의와 심리 전문가들을 통해 구체적인 증상까지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것들이 나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병원에 가서 진료받는 질병이라는 인식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번아웃은 어떤가요? 공황장애나 우울증과 달리 질병이 아니라는 것 알고 계세요?
여기서부터 오늘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번아웃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질병이 아니라 '문제 현상'으로 2019년에 분류했습니다. 아주 최근에서야 공식 명명이 된 증상인 거지요. 원래는 심리치료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사람 대하는 업무를 주로 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탈진'을 설명하는 단어였어요. 즉 질병이 아니라 탈진된 그 '증상'을 부르는 단어였죠. 대상이 점차 확대되어 지금은 일반 직장인, 주부, 학생에게도 쓰이는 용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이 번아웃이 질병이 아닌 '증상'이라는 겁니다.
그게 왜 중요하며 질병과 증상이 어떤 차이인지 정확히 모르겠다고요? 자, 감기를 예로 들어볼게요. 감기 '증상' 중의 하나가 기침이나 재채기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재채기를 한다고 해서 모두 감기는 아닙니다. 사레 들렀을 때도 할 수 있고 코가 간지러울 때도 할 수 있지요. 재채기 자체를 질병으로 분류하고 치료의 목표로 삼진 않아요. 단지 '증상'입니다. 이 증상이 계속되면 "어? 내 몸에 뭔가 문제가 있나?"라고 살펴보게 되고 그러다가 원인이 되는 핵심 문제, 즉 질병을 발견하게 되지요.
우리는 이 지점을 아주 중요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번아웃은 증상인데 상담을 하다보면 자꾸 '질병'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번아웃 자체를 없애고 싶어 합니다. 번아웃이라는 병을 치료하고 싶어 한달까요?
'왜 자꾸 일에 집중을 못 하고 정신이 멍해지지, 고쳐야 해.'
'왜 자꾸 사람들 만나기도 힘들고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지, 고쳐야 해.'
이게 왜 문제냐고요? 얼핏 보면 문제가 별로 없어 보이죠? 하지만 이걸 신체적 예시로 다시 바꿔서 한번 살펴볼까요?
'왜 자꾸 재채기하지? 재채기를 멈춰야 해.'
'왜 요즘 눈에 황달기가 생겼지? 이 노란 걸 없애야 해.'
자, 이상하죠? 정상적인 흐름은 이거 아닌가요?
'왜 자꾸 기침하지? 감기인가? 뭐 때문이지?'
'왜 요즘 눈에 황달기가 생겼지? 뭐 때문이지? 병원 가볼까?'
그런데 우리는 아직 번아웃이라는 '신호'를 고쳐야 할 '질병' 그 자체로 생각하면서 오류를 범합니다. 기침을 멈추는 약이 있다고 쳐요? 먹었어요. 기침이 멈췄어요. 그러나 기침의 원인인 폐 질환은 발견하지도 못했고, 계속 방치되고 있어요. 어떻게 될까요? 금세 다시 기침이 돌아오겠지요. 우리는 번아웃을 단순히 없애려고 하기보다, 이것을 신호 삼아 그 너머의 것을 살펴보기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무엇이 오작동하고 있는지, 그 근본을 찾을 때가 온 거죠.
번아웃이 왔다는 건 어쩌면 이런 의미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잠깐 멈춰서 내 삶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시간이라고 알람이 울리는 것. 그리고 그 점검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막아줄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것. 또는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기회가 온 것.
그러니 번아웃을 너무 무서워하거나 미워하지만은 마세요. 알고 마주하면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하는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으니까요.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092727 ]
▷ [인-잇] 번아웃이 왔을 때 제일 먼저 해야하는 것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127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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