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가 없어도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나요?” [건강톡톡]

누구나 한번쯤은 배고프고,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며 몸이 후들후들 떨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당 떨어진다'라며 우스갯소리를 한다. 당 떨어진다고 느끼는 현상은 저혈당의 증상 중 하나이다.

우리 인체의 혈중 혈당은 공복 시 70~100mg/dL, 식후 보통 160mg/dL을 넘지 않게 유지해 언제든지 우리 몸의 조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저혈당은 혈당이 정상 수치 이하로 감소해 우리 몸의 각 조직에 포도당을 공급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 저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경련이나 발작이 일어날 수 있고, 뇌 기능 저하로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하이닥 전문가들과 함께 저혈당에 대해 알아보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과자 등을 먹는 것이 좋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Q. 저혈당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혈당이 온다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저혈당이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저혈당이 왔을 때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혈당은 한번 심하게 오고 나면 몸에서 이를 느끼는 증상이 많이 줄어듭니다. 이후에는 혈당이 많이 떨어져도 이를 자각하기 어려워 심각한 저혈당이 반복해서 생기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혈당은 당뇨병성 혈관합병증을 많이 유발하고 이러한 기전은 오랜 기간 동안 당뇨병을 앓고 조절이 잘되지 않을 경우에 많이 발생하지만, 저혈당은 한 번만 오더라도 심각하게 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정창호 원장 (속편한내과의원)

Q. 당뇨약을 먹으면 무조건 저혈당이 오는건가요?
당뇨약을 먹는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저혈당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약제 중에서 저혈당을 잘 유발하는 약제를 복용 중이거나 인슐린 주사를 투여하는 환자에서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슐이나 먹는 약제는 작용 시간이 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혈당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하고 몇 시간 동안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가 지속될 수 있어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정창호 원장 (속편한내과의원)

Q. 당뇨를 진단받은 적이 없는데, 고구마를 먹고 나면 저혈당 증상이 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식후 고혈당으로 인한 반동성 저혈당으로 보입니다. 탄수화물 섭취 후 혈당이 높아지게 되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높아진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혈당이 상당히 높게 오른다면 그에 맞춰서 인슐린 분비량도 많아지게 되고, 인슐린 분비량이 많아지게 되면 반동성으로 저혈당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고구마 섭취량이 많은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보고, 식사 시 한 끼 먹는 고구마 식사량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슐린으로 인한 반동성 저혈당 증상은 식후 1~2시간 혈당을 체크해 봄으로써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사 후 1~2시간 후 혈당 수치를 확인해 보고, 혈당이 높지 않다면 식사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최원철 원장 (이오의원)

Q. 음주 후에 저혈당 증상이 올 수 있나요? 숙취해소제가 저혈당 증상 완화에 도움 될까요?
음주 후에도 혈당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음주 중 고 탄수화물식을 섭취한 경우에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혈당 상승에 대해 반응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여 나타나는 '반응성 저혈당'이며, 주로 음주 혹은 식후 2~3시간 후에 나타납니다. 음주 후에는 숙취 증상도 해결할 겸 탄수화물과 수분 섭취를 자주 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숙취해소제는 술에 덜 민감해지도록 하는 보조식품이기 때문에 저혈당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 (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

Q. 당뇨가 없는데,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요. 식습관을 잘 지키려고 하는 편인데, 식사 시간을 제대로 지켜도 몇 시간이 지나면 손이 덜덜 떨립니다.
질문 내용으로 봐서는 덤핑 증후군(dumping syndrome)이 의심됩니다. 덤핑 증후군은 음식물이 급격하게 대량으로 소장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을 통틀어서 말하는 명칭으로, 식후 20~30분에 발생하는 조기 덤핑 증후군(Early dumping syn.)과 식후 2~3시간에 발생하는 후기 덤핑 증후군(Late dumping syn.)이 있습니다. 식사 수 시간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후기 덤핑 증후군이 의심됩니다. 후기 덤핑 증후군은 인슐린의 과잉 반응에 따라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납니다. 섭취한 음식물이 장에 유입되면 우선 혈당이 높아지게 됩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낮추는 반응이 오지만, 후기 덤핑 증후군에서는 이러한 인슐린이 과잉분비되어 저혈당이 발생하게 되며, 무력증, 심계항진,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있을 때 당을 투여하면 증상이 개선되지만, 저혈당이 아닐 때 당을 과량 투여하면 반대로 후기 덤핑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덤핑 증후군은 식사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많은 호전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저탄수화물 식사를 조금씩 여러번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도움됩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최원철 원장 (이오의원)

Q. 대장 내시경을 받기 전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나요?
대장 내시경 검사 시 전날부터 식사 관리를 해야 하고 검사 당일에는 금식과 장정결 과정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대장내시경 약제 복용 시 사탕과 같은 것을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탕은 검사에 지장이 없으니 이런 방법을 통해서 저혈당을 예방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됩니다.
-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김성강 원장 (우리들항외과의원)

Q. 당뇨약을 끊고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당을 조절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에도 저혈당이 올 수 있나요?
당뇨약을 먹지 않고 끊었다고 해도 과도한 운동이나 금식에 의해서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저혈당이 쉽게 발생하지 않습니다. 당뇨가 있다면 혈당 조절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 좋으며, 저혈당이 잘 발생하지 않는 당뇨약도 있으니 이를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 됩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 (맑은샘내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창호 원장(속편한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최원철 원장(이오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김성강 원장(우리들항외과의원 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