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죽을테니 군대 가라?…에이즈 죄수 협박, 잔인한 러시아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4. 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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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러시아 탱크 [사진출처=연합뉴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양성인 러시아 죄수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치료를 못 받아 AIDS(에이즈)로 죽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돼 전사할 수 있는 러시아판 ‘죄수의 딜레마’다.

군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 정부가 HIV 양성 죄수를 협박해 입대를 강제한다는 증언이 나와서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죄수의 20%가 HIV 보균자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부터 약 5만명의 죄수를 입대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했다. 전체 죄수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NYT는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잡힌 죄수 출신 러시아군의 증언을 소개했다. HIV 양성인 이 러시아군은 수감 시절 교도소 의사가 갑자기 기존 HIV 치료제 투약을 중단하고 효과가 의문시되는 치료제로 처방을 바꿨다고 밝혔다.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던 그는 새롭게 처방된 치료제로는 교도소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했다.

그는 6개월간 러시아 용병대 바그너그룹에 복무하는 대가로 사면을 받았고, 효과적인 HIV 치료제 제공도 약속받았다.

그는 군대 경력이 없었지만 2주간 기초 훈련만 받고 소총과 탄약, 헬멧과 방탄조끼만 배급받은 뒤 전방에 투입됐다.

배치 첫날 전투에서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전사했고 그는 포로로 붙잡했다.

그는 NYT에 “나에겐 (전쟁터에서) 빨리 죽거나, (교도소에서 AIDS로) 천천히 죽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며 “난 빨리 죽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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