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미 정상회담서 북핵 억제 위한 '실질적 조치' 약속할 듯"

로이터, 미 행정부 고위 관리 인용 보도…
"한국 내 자체 핵 개발 필요 여론 의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공격 억제를 위한 '실질적(substantial) 조치'를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 수요일(26일)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공격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공약을 강조하기 위해서 '실질적인' 조치를 약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할 '실질적인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 고위 관리는 "미국은 대중의 인식과 약속의 현실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하고자 한국 측과 특별하고 집중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 공약이 매우 분명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속 한국과 함께하겠다는 미국의 방위 약속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실질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등 인도·태평양 국가 상당수가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미국의 핵우산을 선택, 핵무기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실질적인 조치' 약속이 최근 북한의 무력도발 관련 한국 내 자체 핵무기 개발 지지 목소리가 커진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봤다. 통신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한국인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자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난 6일 아산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해당 여론조사에서 한국인 64.3%가 핵무기 개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대 응답률은 33.3%였다. 또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해 자국을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54.2%가 "미국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이는 미국 확장억제에 대한 우려가 상황에 따라 증폭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있다"며 "북한 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북한이 미국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갖출수록, 한국인은 미국이 한국을 위해 대북 핵 보복을 할지를 더 의문을 품게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24일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5박 7일간의 방문 기간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백악관 국빈만찬, 미 의회 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