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스마트폰 요금제…"내게 딱 맞는 상품 어떻게 찾지?"[슬기로운 통신생활⑫]

심지혜 기자 2023. 4.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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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통3사, 정보 제공 부족…통신요금 포털도 추천 한계
EU, 최적 요금제 추천 의무화…정부, 개선책 마련 추진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이 기존 온라인 전용 요금제인 ‘언택트 플랜’을 ‘다이렉트 플랜’으로 개편했다. (사진=SKT 홈페이지) 2022.12.1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회사원 A씨. 최근 갤럭시S23 공시 지원금이 대폭 늘면서 스마트폰 교체와 함께 요금제도 바꿀 계획이다. 최근 이통사에서 다양한 요금제가 나와 사용 패턴에 맞게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들었다. 하지만 정작 사용 패턴을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통신사 홈페이지를 검색하고 이것저것 뒤져봤지만 요금제 리스트에서 제공량을 확인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사용량에 맞춰 추천해 주는 기능이 있었지만 범위 선택이 매우 포괄적이고 추천해 주는 요금제도 제한적이었다.

#이통3사 요금제는 물론 알뜰폰 요금제까지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를 찾은 B씨. 이통사 홈페이지에서 찾는 것보다는 사용량 설정 등이 좀 더 구체화 돼 있긴 했지만 여전히 한계를 느꼈다. 최근은 요금제가 데이터를 중심으로 세분화 돼 있는데 정작 데이터 이용량을 상세하게 설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안내해 주는 요금제가 실제 이용 패턴에 맞지 않았다.

#'0원짜리' 알뜰폰 요금제가 나왔다는 소식에 C씨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찾아보려 했다.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몰라 포털에 '알뜰폰 요금제'를 검색했다. 먼저 뜨는 블로그 광고 글을 보다 한참 만에 '알뜰폰 허브' 페이지를 찾았다. 화면 전면에 '맞춤형 요금제' 찾기 메뉴가 있어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나 통화량을 패턴에 맞춰 설정해도 딱 떨어지는 요금제가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요금제가 한꺼번에 나와 뭐가 맞는 건지 한 눈에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동통신 요금제가 다양화되고 있다. 단순히 가짓수만 늘어나는 게 아닌 온라인 전용 상품에 충전 방식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의 요금제가 생기고 있다.

문제는 요금제 홍수 속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찾기가가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기자가 직접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맞춤형 요금제를 찾아 보기로 했다. 기자는 통화량이 월 최소 400분 이상이며, 데이터는 월 평균 30GB 가량 쓰지만 매달 들쭉날쭉한 편이다. 사용하는 요금제는 5G 무제한 요금제다.

이통3사, 최적 요금제 안내 소극적…형식만 갖춰

종합 포털 사이트 있지만…시대 흐름 반영 못 해

[서울=뉴시스] 통신요금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서는 이통3사 요금제를 비롯, 알뜰폰 요금제까지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스마트초이스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SK텔레콤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상품서비스' 메뉴를 누르니 가장 잘 나가는 요금제를 우선 소개한다. 요금제는 월 10만원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T플랜 맥스'였다. 하지만 기자는 5G 이용자라 맞지 않았다. 또 바로 밑의 화면에서는 프리미엄 혜택을 누리는 '파워 유저'인지, 알뜰 생활 밀착형 '알뜰 유저'인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파워 유저를 선택하면 월 12만5000원의 최고가 5G 요금제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가서비스, 구독 서비스를 함께 추천했다. 알뜰 유저를 선택하면 월 6만9000원·데이터 100GB LTE 요금제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부가서비스, 가족 결합을 통한 데이터 상품을 안내했다. 이용량을 선택하면 요금제를 보여주는 식이 아니다.

이번에는 KT에 접속했다. 홈페이지 '상품' 메뉴를 누르면 맞는 요금제를 찾을 수 있도록 연령, 데이터 및 음성 사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또는 상품 메뉴에 '내게맞는 요금제 찾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패턴에 맞춰 5G, LTE 요금제를 추천해줬지만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소개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요금제 메뉴를 이용하면 '통신3사 요금비교'로 요금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KT과 다르게 비교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둔 것은 반가웠지만 요금제 선택 전 구매할 스마트폰을 먼저 선택하도록 돼 있어 불편했다. 스마트폰 구매 없이 요금제만 변경할 수도 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는 사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주기보다 이통3사별 납부 요금을 비교해 주는 수준으로 보였다. 선택 단계에서 평소 사용하는 요금 수준과 단말기 할부 개월 수를 고르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스마트폰 구매에 따른 할부 원금, 공시지원금을 한 번에 계산해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은 도움이 됐다.

결과적으로 이통사 홈페이지에선 이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주기보다 소비자가 직접 맞는 요금제를 찾아야 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볼 수 있다. 경쟁사 요금제와 비교하려면 일일이 각 사 홈페이지를 찾아다녀야 한다.

아쉬운 점은 실제 가입한 이통사 홈페이지에서 이용 패턴을 안내하면서 실제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추천해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3사 모두 사용량만 분석해 줬다. 기자의 경우에도 이용 패턴에 맞지 않는 요금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추천을 받지 못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신요금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서도 '요금제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이통3사 요금제뿐 아니라 알뜰폰 요금제까지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곳에서도 연령, 이동통신 서비스, 데이터 및 음성 사용량 등을 선택하면 맞는 요금제를 제안해 준다. 그러나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 구성이 바뀌고 있는 트렌드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5G 상용화 이후 음성·문자 무제한을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1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주를 이루는데 스마트초이스에서는 이용 데이터 선택 범위가 대략 200MB부터 10GB로 설정돼 있고 그 이상은 '아주 많음'에 묶여있다. 일례로 20GB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무제한' 군에 속하게 되는 셈이다.

알뜰폰 요금제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은 유익하지만, 설정값을 정확하게 입력하지 못하다 보니 추천 요금제 결과는 요금을 나열해 보여주는 수준에 그쳤다.

이 가운데 이통3사 요금제만 추천해 주는 메뉴에서는 이용패턴을 정확하게 입력하면 최적화된 요금제를 안내해 준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용 중인 이통사 홈페이지에서 월별 사용량을 확인해 입력하면 이를 토대로 추천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각 사 홈페이지에서 3개월간의 이용패턴을 기록한 엑셀 파일을 1~3개를 다운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사용 패턴' 페이지에서 엑셀 파일을 쉽게 다운 받을 수 있었던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그렇지 못했다. 사용 패턴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를 엑셀 파일로 제공하는 기능을 확인하지 못했다.

게다가 엑셀 파일을 입력해도 사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찾아주지는 않았다. 단순히 평균값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가입한 이통사가 아닌 타사 요금제를 소개해 주지 않았다.

그나마 알뜰폰 요금제의 경우 알뜰폰 협회에서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 사이트에서 보다 더 설정값을 세분화할 수 있었다. 데이터, 음성, 문자에 대해 최소 사용량과 최대 사용량에 대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고, 납부 요금 수준도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 이동통신 서비스(5G, LTE)와 통신망(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사이트보다는 이용 패턴을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나았지만, 조건에 맞는 요금제가 많을 경우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선택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상품이 제시된다는 점은 아쉬웠다.

정부, '최적 요금제 추천' 공감…EU는 이미 시행 중

정부도 이처럼 복잡한 요금제 상황을 고려해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하는 패턴에 맞춘 요금제를 추천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이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통신요금을 아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통신 요금의 복잡성은 이용자 이해와 최적 선택을 방해하고 후생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게다가 현재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요금제 추천 기능은 이동통신 서비스만을 대상으로 했을 뿐 결합상품까지 고려하지 않았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최근 진행한 통신요금정책 개선 방향 간담회에서 "요금제가 많아지는 가운데 소비자 스스로 가장 적합한 요금제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며 "이용자들이 통신요금을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비교하면서 선택한다면, 통신사들이 이용자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는 어떨까. 유럽연합(EU)은 2018년 유럽전자통신규제지침(EECC)을 개정하면서 통신사를 상대로 최소 1년마다 최적 요금제를 고지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요금에 대한 이해와 선택을 소비자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가 보유한 개별 이용자 정보, 요금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제도화 한 것이다.

박 차관은 "더 나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EU, 영국 같은 다른 나라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며 "요금 정책과 관련해 상반기 중 종합 대책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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