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 한국인 등 외국인 철수 움직임에 “공항 부분 개방”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 유혈 충돌이 이어지면서 각국이 자국민의 철수를 추진하자 현지 군벌이 모든 공항을 부분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도 군 수송기를 투입해 우리 국민을 철수시키기로 한 가운데 현지 상황 전개에 관련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군벌 충돌에서 반기를 든 쪽인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수단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모든 공항을 부분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RSF는 성명에서 “수단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파견단이 안전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협조·조정하고 관련 설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그러나 RSF가 수단 내 공항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는 이번 수단 사태에서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쿠데타 정권)에 반기를 든 쪽이다.
이들은 2021년 함께 쿠데타를 일으킨 동지였으나 RSF와 정부군의 통합과 지휘권 문제를 둘러싸고 반목한 끝에 지난 15일부터 유혈 충돌을 빚고 있다.
누적 사망자 수가 400명을 넘어서는 등 충돌이 격화하자 지난 21일 우리 군은 수단에 체류 중인 국민의 철수를 위해 수송기와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 대테러 특수임무대 등 병력을 보내 인근 국가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상황을 주시하도록 했다.
수단 군벌들이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를 맞아 21일 저녁 사흘간의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각국 정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영국 정부가 수단에서 대사관 직원과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해외 기지에 군대와 항공기를 대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은 하르툼에 있는 자국민 60여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군용기를 대기시켰고 스위스도 자국민 대피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군을 동원해 수단에서 자국 외교관들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여러가지로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는 복수의 미 정부 관료를 인용해 주 수단 미국 대사관 철수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유엔도 산하기구 직원 사망자가 여럿 나온 가운데 수단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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